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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생산지를 가다 (6)

케냐편

2016.11.02. 오후 01:22 |카테고리 : Coffee Lab

원두 생산지 여섯번째 나라는 바로 아프리카 대륙 동쪽에 위치한 케냐(Kenya)다. 대륙의 한 면이 인도양과 맞닿아 있는 케냐는 내륙으로 갈수록 고도가 높아지며 고원지대를 형성한다. 수도는 1,676m의 고원에 위치한 ‘나이로비’이며, 나라 전체가 적도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토양 상태, 강수량, 기온 모두가 커피 재배에 이상적인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19세기 후반, 케냐 북쪽에 위치한 에티오피아를 통해 커피를 처음 도입하였고 다른 커피 생산국들에 비해 다소 늦은 시기였음에도 적극적인 국가지원사업 아래 이제는 국가 경제의 기반이 되는 제1의 수출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고품질의 아프리카 커피를 대표하기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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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커피의 주요 특징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커피 시장 점유율이 0.5%밖에 안 되는 케냐 커피가 이토록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말했듯 국가적 차원의 엄격한 품질 관리에 있다. 케냐는 커피와 커피나무에 관해서만큼은 모든 것에 대해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커피 원두의 연구개발은 물론 품질에서 유통까지 꼼꼼하게 관리하며 적극적인 커피 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그 노력의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품종 개발, 경작 실습 등 국가 차원의 지원정책을 이끄는 ‘케냐커피이사회(CBK; Coffee Board of Kenya)’와 케냐커피수출입협회(KCTA; Kenya Coffee Traders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커피 경매 시스템’이다. 다른 나라의 평균적인 커피 가격 대비 2배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하니 케냐산 커피가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신뢰받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이 경매 시스템은 커피 농가들이 더 좋은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기부여가 되어 고품질 커피 생두를 유지하는 중요한 견인책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커피 경매 시장은 자격증을 가진 판매자들이 경매에 붙여진 커피 샘플을 직접 로스팅하고 감정 결과를 발표한 뒤 가격을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MattiaATH / shutterstock.com
케냐의 다양한 원두들 

나이로비 북동쪽에 위치한 티카(Thika)에 가면 케냐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대규모의 커피농장이 있는데, 얇은 경사에 넓게 펼쳐져 있는 커피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1,520m 고도에 위치하여 연중 선선한 온도와 질 좋은 토양 등 우수한 자연조건은 물론 농사짓기에 풍부한 물과 우수한 전력 사정 등 모든 조건이 커피 재배에 이상적이다. 특히, 붉은 적점토는 알루미늄과 철이 풍부해 케냐 커피 특유의 향미가 나도록 돕는 일등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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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아래 비옥 붉은 적점토 

묵직한 바디감과 오묘한 과일 향, 가볍지 않은 산미을 가진 케냐 원두는 커피 매니아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사랑받는다. 이처럼 강한 산미가 매력적인 케냐산 원두는 여름철 아이스 메뉴에 많이 쓰이는데, 케냐 원두의 다양한 맛과 향이 순간적인 추출에도 잘 살아나 아이스커피로도 그 풍미를 느낄 수 있음은 물론 특유의 산미가 더운 날씨에 늘어진 생체리듬을 깨우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명한 ‘콜드브루’ 추출법 역시 대부분은 케냐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주변 커피전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케냐산 원두는 ‘케냐 AA’로, 뒤에 붙은 AA는 원두 중에서도 최고급 커피 원두에 부여하는 등급을 말한다.

4Plexitube / shutterstock.com
여름철 인기가 많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케냐의 주요 원두 생산지는 수도 나이로비 북쪽에 위치한 케냐산(Mt. Elgon)의 고원지역과 서쪽으로 국경이 맞닿아 있는 우간다의 접경 지역인 엘곤(Mt. Elgon), 나쿠루(Nakuru )의 동부지역 등이 있다. 특유의 깊은 신맛과 감미로운 과실의 향을 지닌 케냐 원두는 와인과 비교될 정도로 깊이 있는 향이 매력 포인트이다. 주 재배종은 주로 아라비카종이며, 대부분은 수출을 목적으로 워시드 방식으로 정제하고 있다. 수확은 일 년에 2회 정도 이루어지며, 9~12월이 집중 수확기간이다.

 

주 재배종

아라비카

수확기

4월~6월, 10월~12월

정제법

워시드, 일부는 내추럴

등급

AA, A, AB, C 4등급

향미 특징

짙은 향미와 강한 산미, 또는 씁쓸한 맛

 

케냐에서는 커피의 등급을 생두의 크기(Screen Size)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누는데 이것은 다시 등급별로 세분화된다. 크기가 가장 큰 AA 등급도 품질에 따라 AA++까지 나눠지며, 최상급 생두는 ‘이스테이트 케냐(Estate Kenya)’라는 별도 등급을 붙여 최고 등급보다도 2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피베리는 별도로 PB로 분류하며, 국내에 주로 유통되는 등급은 AA, PB, AB 등급이다.

등 급

Screen size (1screen size = 0.4㎜)

AA

Screen size 18

A

Screen size 17

AB

Screen size 15~16

C

Screen size 14

5Simon Wright / flickr.com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는 케냐 원두 

혹자는 케냐산 커피에 대해 ‘우리가 커피에 대해 기대하는 거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라고 표현한다. 이렇듯 매력적인 향미를 가지고 있는 케냐산 커피는 커피 초보자들이 선택한다 해도 실망할 확률이 적은 믿음직한 커피로 꼽힌다. 비록 그대가 수많은 커피 메뉴들 중 늘 달콤한 커피만 찾는 ‘단 맛 성애자’일지라도 다음에는 햇볕 좋은 노천카페에 앉아 ‘케냐 AA’ 원두로 만든 아이스커피 한잔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 자료]
아네트 몰배르. 커피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케냐”. 두산백과. 네이버지식백과. 2010
“케냐 커피”. 두산백과. 네이버지식백과. 2010
“케냐 AA”. 내 입맛에 딱 맞는 60가지 커피 수첩, 2011
박종만, “케냐의 블랙골드, 커피”. 커피로드, 2011
전지현, “‘콜드 브루’ 열풍의 비밀 캐보니 그 뒤엔 케냐 원두”. 매일경제, 2016
최대봉, “케냐 커피 홀릭”. 내일신문, 2013
송광섭, “케냐, 질 좋은 커피와 차의 천국”. 머니투데이,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