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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카페 트렌드’ 줌인(Zoom In)

급변하는 문화와 기술의 소용돌이 속 진화하는 카페 트렌드

2018.12.27. 오후 06:15 |카테고리 : Coffee Story

올 한 해도 바리스타룰스는 시애틀에서 열린 스페셜티 커피엑스포(SCA), 일본 스페셜티 커피엑스포(SCAJ)와 같은 국제적인 커피 박람회를 비롯해 국내 커피엑스포와 카페쇼 등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최신 커피 트렌드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라면 한달음에 찾아가 커피 소식들을 발 빠르게 전했다. 세계적인 커피의 도시인 시애틀과 도쿄 카페 여러 곳을 방문 취재하며, 현시대에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카페들은 어떤 커피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는지를 소개한 바 있다.

이처럼, 해를 거듭하며 급변하는 커피 업계의 흐름과 카페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바리스타룰스는 일련의 노력들을 지속해나가고 있다. 숨 가쁘게 달려온 2018년에 이어 다가오는 2019년 카페들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예상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바리스타룰스 카페전경

카페 전경/unsplash.com


#1 바리스타와 대화를 나누다, 카페 내 ‘소통의 문화’ 여전히 강세

바리스타룰스 서울카페쇼 언더카운터 시스템

ⓒbaristarules.maeil.co.kr
낮은 바 형태의 언더카운터 시스템을 이용하는 바리스타

작년 서울카페쇼 참관객 1,09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카페를 방문할 때 메뉴의 맛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로 ‘인테리어’를 1위로 꼽았다고 한다. SNS를 통해 방문한 카페를 인증하고, 평을 남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카페의 다자인과 인테리어적인 요소는 카페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등극했다.

2019년에는 언더 카운터 시스템을 통해 낮은 바(bar)를 갖춘 카페 인테리어가 좀 더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리스타룰스가 떠난 커피 여행지인 시애틀, 포틀랜드에서는 커피 바(bar)가 낮게 설치된 카페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점점 언더 카운터 시스템을 적용한 카페들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하는 주된 공간인 커피 바(bar)가 낮아지면 자연스레 바리스타와 손님과 눈높이가 맞게 되고 소통의 기회는 늘어난다. 이러한 변화 양상은 손님이 직접 본인의 취향과 입맛에 맞는 커피를 고르고 원하는 방식의 추출 방법을 선택하는 ‘제3의 물결’과 맞닿아 있다. 취향 별 맞춤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바리스타와 고객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시 여겨지기 때문이다.

#2 Green Survival, 카페도 '제로웨이스트' 실현 中

올 한해 커피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금지’였다. 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규제 정책 외에도 커피전문점과 업계에서는 자발적으로 친환경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소비학 전문가들은 ”그동안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하면 좋은 것’ 혹은 자신의 개념을 드러내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서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필(必)환경의 시대가 됐다”라고 말한다.

바리스타룰스 서울카페쇼 친환경 컵

ⓒbaristarules.maeil.co.kr
친환경 캠페인, 제로 웨이스트 운동(Zero Waste Movement)

필환경 흐름은 2019년은 물론 향후 글로벌기업 및 정부 정책의 기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케냐 나이로비 유엔환경계획(UNEP) 본부에서 유엔환경연합회의를 열고, 2030년까지 EU 회원국에서 모든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하는 내용을 담은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고 한다. 국내 환경부는 2030년까지 재활용률을 70%까지 올리고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이상 줄인다는 등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국내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는 컵, 빨대 등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용품들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올해 플라스틱 빨대의 대안으로 내외부에 친환경 콩기름 코팅이 된 흰색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일부 지역 100여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해오던 종이 빨대의 사용을 지난달부터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여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 11월에 열린 서울카페쇼 역시 ‘친환경 특별관’에서 일회용품 대체재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소재들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대나무 빨대, 야자나무잎 접시 등 에코 리빙 제품, 쌀 빨대 등 플라스틱 대체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처럼 2019년에는 자연에서 직접 발췌한 소재로 개발한 플라스틱 카페 용품들이 상용화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3 ‘무인(無人) 카페’의 가파른 성장

한편, 카페는 디지털 원주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자주 방문하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즉,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가까이 상호작용하고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더 힘들어 하는 디지털 원주민들의 주된 휴식공간이 된 것. 이러한 추세에 따라 바리스타와 손님과의 접촉을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무인 카페’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람 없이 운영되는 카페, 무인(無人) 카페의 경우, 운영자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손님 입장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이 없어도 카페가 운영될 수 있는 기술과 시스템의 발달은 무인 카페의 가속화를 돕고 있다. 무인 카페의 대표적인 예로 키오스크를 이용한 ‘반(半) 무인 카페’와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하는 ‘로봇 카페’가 있다.

1) 키오스크(kiosk)를 통한 반(半) 무인(無人)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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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는 모습/shutterstock.com

첫 번째로, 주문은 기계가 받되 커피는 바리스타가 만들어 제공하는 키오스크형 반(半) 무인카페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때 주문을 받는 기계가 ‘키오스크(kiosk)’다. 키오스크는 물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정보 단말기를 뜻한다.

시장 조사회사, 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키오스크 시장은 2015년 473억 달러에서 2020년 734억 달러로 연평균 9.2% 성장할 전망이다. 빠른 성장세로 인해 키오스크의 비중은 2020년 경 16~21%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키오스크가 가져다주는 편리성과 비용 절감의 혜택 때문에 키오스크 보급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의 무인주문기부터 공항 무인체크인기 등 이미 우리 삶 가까이에 있는 키오스크는 카페 매장에도 보급되어 확산 중이다. 현재 카페 내 설치된 키오스크 무인주문기는 음료의 종류, 사이즈, 수량 등 커피 주문의 기본적인 요소들만 다루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까다로운 입맛의 커피 애호가들까지 키오스크 카페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용하는 원두부터 블렌딩, 추출 방식까지 선택하고 주문할 수 있는 방식의 키오스크로 진화하고 있다. 발전된 형태의 키오스크 주문방식을 도입한 카페들은 더 가파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2) 로봇이 운영하는 무인(無人) 카페

바리스타룰스 서울카페쇼 로봇 바리스타

ⓒbaristarules.maeil.co.kr
2018 서울카페쇼에 등장한 로봇 바리스타

두 번째로는 무인 카페의 최종 진화형이라고 볼 수 있는 로봇 카페. 로봇이 바리스타가 되어 커피를 제조하는 카페를 뜻한다. 실제로 국내 초고층 복합건물에 로봇 카페가 등장했다. 이곳에는 네모난 박스 안에 커피를 제조하는 로봇 팔이 있고 옆에 셀프바와 주문을 담당하는 키오스크가 있다. 사실 이 로봇은 전자동 머신과 로봇팔이 결합했다고 보면 된다. 오차 범위 0.02mm의 위치 반복 정밀도로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한 이 로봇은 커피 머신의 버튼을 눌러 음료를 추출한다. 내장된 커피 머신은 에스프레소 추출은 물론 특허받은 기술로 섬세한 스티밍이 가능하고 커피 제조 시간은 1분 내외로 상당히 빠르다.

바리스타룰스가 다녀온 이번 서울카페쇼에서 등장한 국내 최초 로봇 바리스타 또한 단연 화제였다. 이는 위 로봇에서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방식을 로봇 두 대가 그대로 모방한 방식이다. 개발사에서는 추후 보급형 머신 또한 개발할 예정이라고 하니 실제 카페에서 보는 날도 곧 다가오리라 기대한다.

글로벌 IT 전문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Gartner)가 소개한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Gartner Hype Cycle)’에 따르면, 보통 신기술이 나타나면 곧 그 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무성한 소문이 생기고, 이 거품이 가라앉고 나면 기술의 실제 가치가 드러나면서 산업적 대중화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아직은 로봇 바리스타의 커피 추출 실력은 바리스타 중에서도 최하위권이지만, 화제성만큼은 대단하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로봇 바리스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기에, 로봇 바리스타가 상용화될 날도 머지않았다고 조심스레 점쳐볼 수 있겠다.

 

앞서 설명한 바리스타와 고객 간의 ‘소통’을 강조한 카페, ‘필환경’ 시대에 발맞춘 카페, 그리고 면대 면 만남을 피하고 편리성을 높인 ‘무인 카페’들은 서로 다른 듯하지만 소비자를 매료시키는 이들 카페만의 확실한 컨셉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꼽은 2019년도 10대 소비트렌드인 ‘컨셉트 연출’. 그는 “지금 현재 가성비나 품질보다 컨셉트가 화두가 된 시대에 도래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컨셉트를 연출하는 ‘컨셉러’를 자처하며, 직관적인 미학, 순간적인 느낌, 가볍고 헐거운 컨셉에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 트렌드를 따를 것인가? 또, 어떤 커피를 선택할 것인가? It’s up to your taste!


[참고 자료]
Coffee&Tea 9월호, SEOULCOMMUNE
[트렌드키워드]2019년 대한민국 카페 산업 키워드는?, 이준, FoodNews, 2018.11.10
트렌드 코리아 2019, 김난도 외 8인, 미래의창,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