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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위를 수놓는 하얀 구름들

또 하나의 예술, 라떼 아트 이야기

2016.10.12. 오후 06:01 |카테고리 : Coffee Lab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이 있다. 커피도 이 속담을 피해 갈 수 없는데, 제대로 추출되어 고운 컬러의 크레마가 얹혀진 에스프레소 혹은 부드럽고 농밀한 우유 거품으로 그림이 그려진 카페라떼 등은 커피를 더욱 감미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우유 거품을 활용해 커피 표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라떼 아트라고 하는데, 보통 맛과 향으로 즐기는 커피를 시작적으로도 음미하며 마실 수 있도록 해준다. 라떼 아트는 잘 추출된 에스프레소 위에 높은 밀도의 우유 거품을 제대로 만들어 사용해야만 무늬가 완성되기 때문에 세계 대회가 열릴 정도로 어려운 기술이다. 1993년 미국 시애틀의 유명한 카페인 비바체(Vivace)의 데이비드 슈머(David Schomer)가 라떼 아트의 ‘로제타(Rosetta)’ 무늬를 고안하며 시작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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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calhost/baristar
1993년 데이비드 슈머가 고안한 ‘로제타’ 도안  

그렇다면, ‘로제타’외에 어떤 모양이 있을까? 우리가 익히 봐오던 라떼 아트에도 이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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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TR, Vassamon Anansukkasem, Little Paul, Jes2u.photo / shutterstock.com
라떼아트의 종류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하트, 튤립, 백조, 로제타 

당연히 이들도 이름을 가지고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하트, 튤립, 백조, 로제타 모양이다. 이들은 커피잔과 우유 거품이 담긴 스팀 피처의 기울기와 위치를 조절하여 우유를 붓는 방식의 차이로 달리 만들어진다. 가장 기본적인 라떼 아트인 하트부터 백조까지 숙련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응용하여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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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간단해 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커피 위에 우유 거품으로 낸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으려면 추출된 에스프레소와 우유 거품의 밀도가 높아야 하고 특히 밀도가 높은 고운 우유 거품을 얻기 위해서는 우유의 양 조절에서부터 세밀한 스팀 노즐 각도 및 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여기에 모양의 결이나 그려지는 굵기 등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우유 거품을 붓는 노하우도 중요하기에 ‘아트’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우유를 붓고 난 다음 뾰족한 도구를 활용해 만드는 에칭(etching) 기술을 활용한 라떼 아트도 있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더 세밀한 모양이나 문자 등도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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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nic181 / shutterstock.com
에칭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라떼 아트
 

곰이나 고양이의 얼굴부터 나비까지 커피 크레마를 도화지로 우유 거품과 도구를 활용해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화가가 자신의 개성을 도화지에 드러내듯 라떼 아트도 만드는 이에 따라 무궁무진한 모양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월드 라떼 아트 챔피언십(World Latte Art Championship)’은 바로 이러한 라떼 아트의 기술적인 측면과 예술적인 측면을 심사해 챔피언을 선발하는 대회로 매년 전 세계 도시를 돌며 개최되는데 올해 3월 상하이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리나라 엄성진 씨가 ‘팅커벨’ 도안으로 챔피언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모양뿐 아니라 창의적인 측면이나 패턴의 대비 등 엄격한 선정 기준에 따라 챔피언을 선정한다고.

엄성진 씨의 ‘팅커벨’ 도안에는 다양한 색상까지 더해졌다고 하는데 이렇게 라떼 아트는 개인의 기술과 상상력이 더해져 끊임없이 새로운 모양과 기술이 추가되고 있다. 최근에는 잔에서 마치 튀어나올 것처럼 거품을 풍성하게 올려 입체감 있게 만드는 3D 라떼 아트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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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kerwin, eriyalim / shutterstock.com
풍성한 거품을 활용해 입체감 있는 표현이 가능한 3D 라떼 아트

그동안 입과 코로만 커피를 음미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눈으로도 즐기는 라떼 아트의 세계에 흠뻑 빠져보면 어떨까? 마시기에 조금은 아쉬울지 모르겠지만 커피를 즐기는 방법이 한 가지 더 늘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혹시 모른다. 라떼 아트를 감상하기 위해서 조금 천천히 마시는 커피는 내가 알고 있던 커피와 조금 다른 향미를 가져다줄지도.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쉽게 라떼 아트로 유명한 카페를 찾을 수 있으니 다음에는 커피잔 위에 얹어진 또 다른 예술을 만나러 가까운 카페로 가벼운 외출을 하는 것도 좋겠다.

[참고자료]
아네트 몰배르. 커피 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신기욱. 커피 마스터클래스. 클, 2015
“라테아트”,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World Latte Art Championship”. worldlatteart.org
라떼아트 컴피티션 왜 중요한가?”. 커피TV, 2015
“우든탬퍼 김지훈의 라떼아트 에칭Ⅲ ‘에칭기술”’. 커피TV, 2016
신혜경. “[신혜경의 커피와 경제] (5) 정보와 기술공유의 장인 커피대회 참관해 보길”. 조선비즈, 2016

[영상출처]
“Basic라떼아트 ‘로제타’” 커피TV,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