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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커피와 음악에 대한 짧은 보고서

2016.06.22. 오전 09:31 |카테고리 : Coffee Story

음악은 아주 오래전부터 항상 우리의 곁을 지켜왔다. 여행을 떠날 땐 설렘을 더해주고, 조용히 생각에 잠기고 싶을 때에는 더 깊이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도와주며, 기쁠 때는 축하를 슬플 때는 가만히 위로를 전해준다. 우리는 삶의 어느 순간에서도 음악을 떼어놓을 수가 없으며 그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음악과 커피는 닮았다. 커피는 맛으로만 음미하는 것이 아닌 후각이나 시각으로도 느끼는 단순히 ‘마시는 행위’로 끝나는 음료가 아니다. 무언가에 집중하여 생각해야 할 때, 누군가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 커피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단지 행복과 위로를 느끼고 싶어 커피를 찾을 때도 있다. 그리고 이 두 닮은 꼴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따로 또 같이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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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음악이 처음 조우한 곳은 지금 ‘카페’, 바로 ‘커피하우스’가 아닐까.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가 커피하우스에서의 공연을 목적으로 ‘커피 칸타타’라는 음악을 작곡했고 20세기 세계적인 뮤지션인 조안 바에즈나 밥 딜런의 시작도 커피하우스라고 하니 이 둘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던가 보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이 흐르지 않는 카페를 상상할 수 없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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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역시 커피와 음악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1960년대와 70년대를 주름잡던 음악다방이 바로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말고 딱히 문화적인 즐길 거리가 없던 시절, 입장료만 내면 쉽게 들을 수 없는 음악도 듣고 음료로 한 잔 마실 수 있었기에 젊은이들은 그곳으로 모여들었고 바로 그곳에서 지금은 우리의 부모님이 된 청춘들은 음악을 듣고 새로운 문화를 즐기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특히, 수많은 음악다방 중에서 1963년 서울 무교동에 둥지를 튼 ‘세시봉’은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여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장소였다고. 그리고 미국에서의 커피하우스가 그러하였던 것처럼 당시 이곳에서 노래하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은 우리나라 통기타 1세대로 70년대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이렇게 ‘음악’을 듣기 위해 마시던 ‘커피’는 점점 우리 삶 속에 깊이 자리를 잡아 음악의 소재로도 쓰이기 시작한다. 1964년 신중현이 속했던 애드 훠(The Add 4)는 ‘내 속을 태우는구려’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4년 뒤 펄시스터즈(배인순, 배인숙)가 이 노래를 리메이크하여 데뷔 앨범에 담았는데 그때의 제목이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커피 한 잔’이다. 다방에 앉아 커피를 주문하고 연인을 기다리는 여성의 심정을 노래하는 곡으로 다방이 당시에 얼마나 대중적인 ‘만남의 장소’였는지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후 높아진(?) 인기만큼 커피는 더 자주 대중음악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에디킴과 이성경이 샵의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을 다시 불러 인기를 끌었고 청춘들의 삶의 애환을 독특한 멜로디와 가사로 담아낸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 외국인들에게까지 인상적인 후렴구로 화제가 되었던 십센치의 ‘아메리카노’ 그리고 연인의 사랑하는 감정을 커피에 비유한 서정적인 노랫말의 브라운 아이즈가 부른 ‘With Coffee’까지. 일일이 나열하면 끝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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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커피는 음악뿐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문학 작품에까지 주요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그만큼 커피가 우리의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커피는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즐기는 커피의 향은 변함없이 내 주위를 맴돌고 있을 것이고 여기에 음악이 더해지면 그 영향력과 효과가 더 강력해질 터. 커피를 좋아했던 가수의 노래 제목을 인용해 이렇게 말해보자. 잔에 커피가 차오른다. 가자!

[참고 자료]
남지원.”우리가 몰랐던 세계사 – 커피하우스의 역사”. 경향신문. 네이버캐스트. 2015
정호재.”홍대문화, 나가수 그리고 케이팝의 원조 세시봉의 추억”. 동아일보. 2011
김형찬.”음악과 함께 한 다방의 역사 – 음악 감상실 세시봉”. 국제신문. 2016
“커피 한잔”.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네이버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