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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생산지를 가다 (7)

인도네시아편

2017.02.03. 오후 06:36 |카테고리 : Coffee Lab

원두 생산지 일곱 번째 나라는 바로 아시아의 대표적인 커피 생산국 인도네시아(Indonesia)다. 동남아시아에 위치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대체로 무기질이 풍부한 화산지형으로 커피 재배에 이상적인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화산은 수마트라 섬과 자바 섬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지역 대부분이 3,000m가 넘는 고원과 분지로 이루어져 있다. 인도네시아의 커피 역사는 1696년 네덜란드의 식민지 시절, 네덜란드 상인들이 들여온 커피나무를 재배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1877년 잎에 곰팡이가 나는 커피 녹병(Coffee Leaf Rust)으로 대부분의 커피 농장이 큰 피해를 입은 후,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 종을 주로 재배하게 되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커피 생산량은 2015~2016년 국제커피기구(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ICO)기준 세계 4위로 재배되는 품종도 다양하고 각 품종이 독특한 향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localhost/baristar
인도네시아 커피의 주요 특징  

커피 문외한이라도 ‘자바 커피’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는 얼핏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혹시 들어보지 못했다면 국내 커피 브랜드의 CM송으로 사용된 이 음악은? ‘I love coffee, I love tea~’. 첫 소절만 들어도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는 이 노래는 커피에 대한 애정이 담긴 ‘Java Jive’. 바로 여기에도 ‘Java’가 등장한다. 인도네시아의 1만 3,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 중 저 유명한 자바(Java)를 비롯해 수마트라(Sumatra), 술라웨시(Sulawesi), 이 3개의 섬이 대표적인 커피 산지이다. 어느 카페를 가든 인도네시아 원두 하나쯤은 꼭 갖추고 있으니 다음에 카페를 방문하게 되면 메뉴를 유심히 확인해보시라.

11Javarman / Shutterstock.com
수많은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 지형

첫 번째 섬 ‘수마트라’의 커피는 산미가 약하며 바디가 묵직하고 땅, 삼나무, 향신료, 발효된 과일, 코코아, 허브, 가죽, 담배 등 다양한 향미를 가지고 있다. 중후한 느낌의 ‘만델링(Mandheling)’과 섬세한 느낌의 ‘가요 마운틴(Gayo Mountain)’이 대표적이다. ‘만델링’은 묵직하고 강렬한 바디에 단맛, 고소함 등이 어우러진 독특한 향미를 가지고 있으며, ‘가요 마운틴’은 이와는 달리 산뜻한 느낌을 주는데 복합적인 풍미와 고유의 산미가 매력 포인트이다.
두 번째 섬은 ‘술라웨시’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95%가 아라비카 종이다. 포도, 베리류, 견과류, 향신료 등 감칠맛이 나며, 산미과 단맛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는 ‘토라자(Toraja)’가 대표적이다.
마지막 ‘자바’섬은 세계 최초의 블렌딩 커피로 알려진 ‘모카 자바(Mocha Java)’로 유명하다. 자바 지역의 원두는 90%가 로부스타 종으로 앞의 두 지역에 비해 지역적 특색은 약하지만 묵직한 바디감이 강점이다. 여기에 예멘의 모카 커피를 블렌딩한 모카 자바는 다크 초콜릿의 풍미가 더해져 조화로운 맛을 선사한다.

각각의 섬 저마다의 특유의 향긋한 풍미가 느껴지는가? 바리스타룰스 제품 중에도 에스프레소 라떼, 카라멜 바닐라 라떼, 스모킹 로스팅 라떼가 인도네시아 만델링과 가요 마운틴 Grade1 원두를 사용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길.

11 Apaans / Shutterstock.com
인도네시아 커피 농장의모습

인도네시아 커피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중 하나인 ‘루왁 커피(Luwak Coffee)’, 인도네시아어로는 ‘코피 루왁(Kopi Luwak)’이다. 커피를 뜻하는 인도네시아 단어 ‘코피(Kopi)’와 사향고양이를 뜻하는 ‘루왁(Luwak)’을 합친 단어로 커피 열매를 먹은 사향고양이의 배설물 속 커피 씨앗을 채취해 가공한 커피다. 캐러멜, 초콜릿, 곰팡내 등의 향이 나고, 적절히 쓴맛과 산미가 조화를 이루어 중후한 바디감을 가진 것이 특징이며, 생산부터 가공까지 독특하고도 복잡한 과정을 거친 희귀한 커피의 대명사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치르며 수요가 늘어나 사향고양이를 사육하는 농장까지 등장했는데,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동물 학대, 불매 운동 등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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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코피 루왁'

인도네시아에서는 품종과 지역에 따라 연중 수확이 가능하지만 가장 집중 수확 시기는 봄이 시작되는 3월부터 여름이 시작되는 6월경이다. 생산되는 대부분의 원두가 로부스타종이지만, 소량 생산되는 아라비카종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정제법은 ‘길링바사(Giling Basah)’와 일반적인 ‘워시드’가 주로 쓰인다. 길링바사는 인도네시아에서만 사용되는 방식으로, 커피체리의 과육을 제거한 뒤에 하루 정도 말리고 파치먼트를 탈각하여 수분 함량이 높다. 습식 탈곡이라고도 불리며 이 방식을 사용한 수마트라 원두의 경우 인도네시아 커피 특유의 스파이시한 향미와 부드러운 바디감을 자랑한다.

주요산지

자바(Java), 수마트라(Sumatra), 술라웨시(Sulawesi)

재배품종

로부스타(Robusta), 아라비카(Arabica)

수확시기

3월~6월

정제법

길링바사, 워시드(습식법)

등급분류

6등급 (결점두에 따른 분류)

대표커피

만델링(Mandheling), 자바(Java), 토라자(Toraja),

가요 마운틴(Gayo Mountain), 코피 루악(Kopi Luak)

 
인도네시아의 커피 등급은 생두 300g당 결점두의 수를 기준으로 Grade 1부터 6까지 총 6등급으로 나뉜다.
 

등 급

결점두(생두 300g 당)

Grade 1

11개 이하

Grade 2

12개 ~ 25개

Grade 3

26개 ~ 44개

Grade 4a

45개 ~ 60개

Grade 4b

61개 ~ 80개

Grade 5

81개 ~ 150개

Grade 6

151개 ~ 225개

 

인도네시아는 아시아/태평양 14개국 중 착한 소비지수 1위를 차지하는 등 수년 전부터 전 세계에 불고 있는 공정무역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공정무역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제3세계에서 생산된 상품에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차별 없이 안정적으로 생산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 운동으로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커피다. 연간 3~4만 t의 원두를 수확하는 인도네시아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면서 커피 생산자들의 삶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여유를 찾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에는 땡볕 아래 흘린 농부들의 땀과 희망이 녹아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생산된 커피에 적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 또한 커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참고 자료]
아네트 몰배르. 커피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호리구치 토시히데. 스페셜티 커피 테이스팅. 웅진리빙하우스, 2015
김은지. “인도네시아 [Indonesia]”. 내 입맛에 딱 맞는 60가지 커피 수첩. 2011
인도네시아 커피 [Indonesia Coffee]”. 두산백과. 네이버지식백과.
만델링”. 두산백과. 네이버지식백과
가요 마운틴“. 두산백과. 네이버지식백과
토라자“. 두산백과. 네이버지식백과
김은지. “코피루왁”. 내 입맛에 딱 맞는 60가지 커피 수첩. 2011
강동효. “우리나라, ‘공정무역 의식 낮아’…아태 14개국 가운데 11위”. 서울경제. 201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