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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린 커피의 맛은 왜 다를까

커피 맛에 있어 추출과 분쇄의 상관 관계

2017.05.31. 오전 10:00 |카테고리 : Coffee Lab

바리스타룰스의 대용량 브루잉바 제품에는 ‘천천히 차갑게 숙성시켜 향이 살아있는 콜드 브루’ 혹은 ‘정통 핸드 드립 방식으로 내려 향이 깊은 플라넬 드립’이라는 문구가 있다. 이는 커피를 추출한 방법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커피에 있어 ‘추출’이란 물을 사용해 커피의 맛을 뽑아내는 작업을 말한다. 그러므로 커피 추출에 있어 주재료인 물의 역할은 이 작업에서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물의 양과 온도 그리고 물과 만나는 커피의 표면적, 물을 붓는 속도 및 방법 등 물과 관련된 모든 액션이 커피 맛에 영향을 준다. 여기에 사용하는 도구, 추출하는 사람의 습관이나 취향까지 여러 가지 변수가 더해지므로 한 사람이 동일한 원두와 동일한 방법으로 추출한다 하더라도 그때마다 미묘하게 커피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0530_바리스타룰스_FB_제품이미지보정_1  @baristarules.maeil.com
바리스타룰스 대용량 제품의 추출 방법 

그래서 누구나 카페에서 마시고 너무 맛이 좋아 구매한 원두를 집에서 내렸더니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내려준 맛과 너무 달라 실망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맛의 다른 정도’의 차이다. 추출 시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서 원두의 미묘한 향미나 바디감 등이 달라지는 것은 추출하는 사람이 이를 의도한 것이고 당연한 결과지만, 추출이 적게 발생한 과소 추출이나 추출이 너무 많이 일어난 과다 추출의 경우에는 커피 맛이 확연하게 다를 수밖에 없고 이는 잘못된 추출이다. 선택한 원두와 만들고자 하는 커피 메뉴에 따라 적합한 추출 방법을 선정하고 다양한 변수를 이해하고 컨트롤 할 수 있어야만 원하는 커피의 플레이버를 구현할 수 있다. 추출 방법은 커피 가루와 물이 만나는 방식에 따라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4-2(좌) 터키식 커피를 끓이는 모습 (우) 터키식 커피를 잔에 담은 모습 

먼저 한약을 달이듯이 분쇄한 커피 가루와 물을 함께 넣고 끓이는 ‘달임식(Decoction)’이 있다. ‘이브릭(Ibrik)’ 혹은 ‘체즈베(Cezve)’라는 기구를 사용해 추출하는 터키식 커피가 대표적이며, 가장 커피 맛을 원초적으로 느낄 수 있는 추출 방법이지만 커피 가루로 인한 찌꺼기가 발생한다.

4-3(좌) 에스프레소 추출 모습 (우) 모카포트 끓이는 모습 

두 번째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가압식(Pressed Extraction)이다. 압력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진한 농도의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모카포트도 여기에 속한다.

4-4(좌) 핸드 드립하는 바리스타 (우) 콜드 브루 커피 추출 

세 번째는 여과식(Brewing 혹은Drip Filteration) 방법이 있다. 이는 분쇄한 커피 가루에 물을 부어 물이 커피 가루를 통과하며 추출되는 방식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핸드 드립 방식이 이에 속한다. 또한, 카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물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지며 커피가 추출되는 더치 커피는 ‘여과식 콜드 브루’ 방법이라고도 한다.

4-5프렌치프레스로 커피 추출하기 

네 번째는 분쇄한 커피 가루를 일정 시간 동안 물에 담그는 ‘우려내기(Infusion)’방식이다. 대표적인 도구가 프렌치프레스이며, 콜드 브루도 커피 가루를 찬물에 담가(침출시켜) 우려내는 방식이 있어 이를 ‘침출식 콜드 브루’라고 부른다.

4-6(좌) 야외에서 에어로프레스로 커피 추출하기 (우)사이폰 추출 

마지막으로 두 가지 방식이 혼합된 도구도 있다. 에어로프레스, 사이폰, 퍼컬레이터 같은 도구는 우려내기와 가압식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데 차이점 이라면 에어로프레스는 프렌치프레스처럼 직접 압력을 가하지만 사이폰이나 퍼컬레이터의 경우는 열을 가해 발생한 증기로 압력을 가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가 커피를 추출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그라인딩(Grinding)이라고 하는 원두 분쇄 작업이다. 커피 가루가 물과 만나는 시간이 길고, 표면적이 넓고, 온도가 높고 압력이 강할수록 커피 맛은 더 많이 강하게 추출되고 반대가 되면 적게 추출이 된다. 앞서 설명한 추출 방법은 모두 물이 커피 가루와 만나는 방법, 시간, 압력, 온도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선택한 방법에 따라 커피가 물과 만나는 표면적을 조절해 적정한 수준의 추출을 유도해야 한다. 바로 이 커피의 표면적을 조절하는 것이 분쇄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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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도에 따른 입자 크기 비교 

달임식에 해당하는 터키식 커피는 오래 끓이지만 여과하지 않고 내므로 가루가 굵다면 마실 때 이물감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아주 미세하게 분쇄하여 가루가 가라앉도록 한다. 가압식의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모카포트의 경우는 터키식에 비해 순간 가해지는 압력이 강하므로 조금 더 표면적을 줄여 커피 가루를 분쇄한다. 핸드 드립이나 커피 메이커의 경우는 추출 시간이 가압식보다 상대적으로 길어지므로 가늘게 분쇄해 표면적을 넓게 할 경우 과다 추출이 일어날 수 있으니 중간 정도의 굵기로 한다. 우려내기 방법은 물과 커피 가루가 직접 그리고 오랜 시간 만나게 되므로 표면적을 줄여서 입자를 굵게 하여 분쇄한다. 아래는 추출 방법과 추출 도구 그리고 분쇄도를 표로 정리한 것이다.

달임식

터키식 커피

미세(micro)

가압식

에스프레소, 모카포트

가늘게(fine)

여과식

핸드 드립, 커피 메이커

중간(medium)

우려내기

프렌치프레스

굵게(coarse)

지금까지 내가 추출한 커피의 맛이 어딘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면 혹시 사용하고 있는 도구에 맞지 않는 습관을 갖고 있지는 않았는지, 분쇄를 잘못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자. 또한, 여과식 커피로 핸드 드립을 하고 있다면, 사용한 필터의 재질에 따라서도 향미나 바디감이 달라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사실 한 가지 원두를 가지고도 수십 가지 다른 향미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 입맛에 맞는 한 잔을 찾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더라도 여러 가지 방법을 테스트해보고 내게 맞는 커피 맛을 찾아가 보자. 비록 오늘은 실패하더라도 내일 더 나은 커피 한 잔을 내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즐거운 경험일 테니까.만약 프렌치프레스에 가늘게 분쇄한 원두를 사용했다면 과다 추출되어 쓰고 특성이 불분명한 맛의 커피가 되며, 반대로 핸드 드립 커피에 굵은 입자의 커피 가루를 사용하면 제대로 추출되지 않아(과소 추출) 불완전하고 신맛이 강한 커피가 된다.

[참고 자료]
커피 입문자들이 자주 묻는 100가지. 전광수 커피 아카데미. 벨라루나, 2015
아네트 몰배르. 커피 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당신이 커피에 대하여 알고 싶은 모든 것들. 루소트레이닝랩 지음. 위즈덤스타일, 2015
커피추출”,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