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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맛에 딱 맞는 원두를 고르는 방법

원두 포장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표기들

2016.03.02. 오후 01:01 |카테고리 : Coffee Lab, 미분류

요즘 어느 커피 전문점에 들어서더라도 진열대 한쪽엔 다양한 종류의 원두들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혹시 이에 관심을 두고 조금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커피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처음 보는 원두 포장지에 적혀있는 수많은 표시와 숫자, 영문자들을 보고 단번에 좋은 원두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커피 초보자들에겐 이 낯설고 복잡한 용어들이 맛있는 커피를 내려 마시고자 하는 열망을 한풀 꺾이게 하기도 한다. 자신이 원하는 맛의 원두를 직접 고를 수 있을 때, 커피에서 느껴지는 맛과 기쁨이 두 배가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기에 원두를 구매하기 전 관련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고 가는 것은 ‘Happy Coffee Life’를 위한 첫 단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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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든 원두는 크게 ‘블렌드’와 ‘싱글 오리진’으로 구분된다. 이 정보만으로도 원두의 특징을 대강 짐작할 수 있는데, ‘블렌드(Blend)’는 여러 나라에서 온 원두를 섞은 것을 말한다. 원두의 품종, 원산지, 로스팅 정도, 가공방법 등이 다른 두 가지 이상의 원두를 혼합하므로 각자의 블렌딩 조성과 비율에 따라 전혀 색다른 맛과 향미를 창조해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반해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은 보통 한 나라에서 재배된 원두를 일컫는 것으로, 더 좁게는 한 농장, 한 협동조합에서 재배된 원두까지 포함한다. 물론 한 나라, 한 지역 안에서도 품종이 다른 원두가 섞여 맛이 제각각일 수 있지만,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싱글 오리진’의 경우엔 해당 원두만의 개성적인 향과 산미를 보다 풍부하게 느껴볼 수 있다.

3월1차_002(원본) Africa Studio / Shutterstock.com

다음으로는 원두의 원산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와인의 맛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다름 아닌 원료가 되는 포도의 산지인 것처럼, 커피 역시 원두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커피나무 열매가 재배되는 지역이 어디인지를 보면 맛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원두의 상품명 자체 혹은 포장에 생산 국가의 이름과 재배 지역을 표기해 놓는데,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2(Ethiopia Yirgacheffe G2)는 에티오피아의 예가체프라는 지역에서 재배된 원두를 말한다. 에티오피아는 예가체프 외에도 하라(Harrar), 시다모(Sidamo), 짐마(Djimmah), 리무(Limmu) 등의 재배 지역이 있으며, 이 역시 상품명에 표기하여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원두의 상품명과 포장에서 재배 지역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케냐 AA(Kenya AA) 같은 경우엔 재배 지역명이 따로 표기되지 않는데, 주요 재배 지역들이 존재함에도 케냐는 국가 차원의 재배, 가공, 판매 시스템을 가진 커피 생산국이기에 지역별로 그 특징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즉, ‘케냐 커피’의 대략적인 맛은 느낄 수 있지만, 지역마다 각기 다른 세심한 특징까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처럼 재배 지역이 표기된 원두가 그렇지 않은 원두보다 특징이 뚜렷하게 구분되며, 해당 원두가 가진 고유의 맛과 향미를 더욱 느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전보다 생산 유통 경로를 자세히 표기하는 움직임이 더욱 커지면서 재배 지역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에 속한 협동조합과 농장 소유주의 이름까지 정보로 제공하는 원두가 차츰 많아지고 있는데, 이로써 소비자들의 원두 품질에 대한 신뢰도까지 한층 높아지고 있다.

3월1차_003(원본) musicphone / Shutterstock.com

이와 더불어 원두의 등급을 표시하는 지표를 상품명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상품명 끝에 붙어있는 영문자와 숫자들이 그것이다. 위에 예로든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2의 경우엔 ‘G2’가 2등급(Grade 2) 원두를 가리키며 케냐 AA의 ‘AA’는 케냐 원두의 가장 높은 등급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혼동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이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나라마다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에티오피아는 결점두의 개수로, 케냐는 생두의 크기로 등급을 매긴다. 즉 상품명에 표시된 등급은 원두의 품질을 증명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셈이다. 그런데도 상품명에 등급을 표기하는 이유는 같은 품종의 원두라 하더라도 다양한 외부적 요소에 의해 미세한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므로 이를 구분 짓기 위함이다. 만일 나라별 등급의 기준들이 궁금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구매 시 주변 로스터리 직원에게 조언을 구해보자. 등급에 따른 각 원두의 특징까지 덤으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원두를 고를 시 포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들은 많다. 커피 체리에서 과육을 분리하는 방식이 어떠한지에 따라서도 맛의 차이가 발생하기에 이 또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햇볕에 말리는 ‘건식법(Dry Process)’을 거친 원두는 점액질이 붙어서 건조가 되기 때문에 과육의 당 성분이 그대로 흡수되어 단맛과 바디감이 좋다. 반면 물로 벗겨내는 ‘습식법(Wet Process)’이 사용된 원두는 신맛이 강하면서 깔끔하고 맑은 향미를 가진 점이 특징이다. 이뿐만 아니라 원두의 로스팅 정도가 어떠한지, 이 원두로 내린 커피에서 어떤 풍미가 나는지에 관한 설명까지 자세히 표시되어 있다면 좋은 원두를 구매할 성공 확률은 더욱 올라간다.

3월1차_004(원본) stockcreations / Shutterstock.com

살펴본 것처럼 우리는 내 입맛에 딱 맞는 원두를 찾기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영양가 있는 정보는 거의 없고 겉만 멋들어진 포장지에 담겨 판매되는 원두가 아직도 적지 않다는 사실 또한 우리의 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곤 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커피를 사랑하는 이라면, 내 삶에 행복지수를 올려줄 수 있는 최고의 원두를 찾아가는 이 과정 또한 즐거운 여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거쳐 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쓰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달콤함을 가져다줄 것이다.

[참고자료]
강승훈. “월간 coffee & Tea” 네이버캐스트
커피 포장 속 숨겨진 8가지 비밀” COFFEE TV
이새미. “스페셜리티 커피–싱글 오리진” 까사리빙
두산백과. “케냐 커피”, “에티오피아 커피” 네이버 지식백과
아네트 몰배르. 커피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매트 로빈슨. 커피 러버스 핸드북. 박영순 외 3인(역). 서울: 커피비평가협회 진서원,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