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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 카페쇼’를 통해 미리 만나본 ‘2018 커피 트렌드’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은 커피 산업의 변화

2017.12.06. 오전 10:00 |카테고리 : Coffee Story

전세계가 함께한 가장 향기로운 축제, ‘제16회 서울 카페쇼(The 16th Seoul Int’l Café Show, 이하 ‘서울 카페쇼’)’가 지난 11월 12일(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커피와 차, 카페 산업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40개국의 약 570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서울 카페쇼는 나흘 간 약 15만명이 방문해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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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istarules.maeil.com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orld Barista Championship)’이 진행되는 모습

특히 올해는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제18회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orld Barista Championship)이 개최되어 여느 해보다 큰 인기를 끌었다. 58개국의 국가대표 바리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치열한 경연을 펼친 이번 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는 영국 출신의 ‘데일 해리스(Dale Harris)’ 바리스타에게 돌아갔다. 이 밖에도, '4차 산업 혁명과 커피 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글로벌 커피 산업을 이끄는 주요 연사들의 강연이 진행되었던 ‘제6회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 2017(World Coffee Leaders Forum)’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발전으로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 이러한 트렌드가 커피업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이 포럼에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전문 업체 ‘블루보틀(BLUE BOTTLE)’의 CEO인 ‘브라이언 미한(Brian Meehan)’을 비롯하여 아시아 7개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장 등의 여러 커피 전문가들이 참여해 향후 바리스타와 커피 전문점의 역할, 아시아 커피의 혁신, 발전 방향성을 토론하는 뜻 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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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 카페쇼 전경

이러한 행사들 외에도 이번 서울 카페쇼는 국내 커피 산업의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예측해 보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세계 각국의 프리미엄 원두에서부터 각종 로스터기와 추출 도구, 첨단 디지털 장비 등 다양한 브랜드를 직접 체험해보고 내년의 커피 업계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월드 리더스 포럼(World Leaders Forum)’을 통해 전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최신 트렌드와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었다.

지난 9월, 일본에서 개최된 SCAJ (SCAJ; World Specialty coffee conference and exhibition) 박람회에서 이미 확인했듯, 이번 서울 카페쇼 이슈의 1순위는 단연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였다. 여기에 브루잉 머신이 대거 등장하는 등 4차 산업 혁명에 따라 불고 있는 ‘커피 산업의 자동화’ 바람을 심상치 않게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2017 서울 카페쇼’에서 제시한 2018년 커피 산업의 트렌드는 과연 무엇일지, 바리스타룰스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생생한 취재기를 통해 지금부터 살펴보자.

 

대세 트렌드는 스페셜티 커피

앞서 이야기했듯이 최근 커피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고품질’(High Quality)’이다.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커피’가 아닌 ‘더 맛있는 커피’, ‘더 고급스러운 커피’를 찾게 되었고, 커피 산업은 그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끊임 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서울 카페쇼에서도 원두로 유명한 나라들의 고품질 커피를 위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과테말라, 케냐, 엘살바도르, 파나마 등 약 스무 개에 달하는 원두 명산지에서 저마다 자랑하는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였는데, 각 부스는 이들의 설명을 듣고 커피를 직접 시음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박람회 기간 내내 붐볐다.

가장 주목 받았던 곳 중에 하나는 파나마 게이샤 원두를 소개한 ‘하시엔다 라 에스메랄다(Hacienda La Esmeralda)’ 농장의 부스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퍼(cupper), ‘돈 홀리(Don Holly)'가 “마치 커피 잔 안에서 신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았다”라고 극찬해서 크게 유명해진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Panama Esmerlada Geisha)’ 커피가 바로 이 농장에서 재배하는 원두다. 한 잔에 수만 원씩 한다는 값비싼 ‘신의 커피’를 농장주가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특별한 자리다 보니 커피 매니아들의 관심이 뜨거울 수 밖에 없었다. 에스메랄다 농장 외에도 이번 서울 카페쇼에 참가한 수많은 로스터리 카페들이 자신들이 판매하는 대표 커피로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커피를 내놓아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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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 익스피리언스, 세계 최고가 커피를 맛보다’ 주제로 열린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World Coffee Leaders Forum) 세미나 현장

한편 이곳에서 운영하는 에스메랄다 카냐스 농장의 ‘베르데스 게이샤(Verdes Geisha)’ 커피가 지난 5월에 열린 ‘2017 베스트 오브 파나마(Best of Panama)’ 대회에서 역사상 최고 경매가로 낙찰 되어 전세계 커피 매니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전 커피 원두 최고가는 지난 2013년 기록한 파운드 당(약 450g) 350 달러였는데, 베르데스 게이샤는 파운드당 601달러(한화 67만원)에 낙찰되어 그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한다. 그 영광의 주인공은 ‘시드니 커피 비즈니스(Sydney Coffee Business)’의 ‘제이슨 큐(Jason Kew)’ 대표로, 그는 ‘601 익스피리언스, 세계 최고가 커피를 맛보다’라는 주제의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World Coffee Leaders Forum)’ 강연을 진행하며 그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 잔의 와인에는 200~300달러를 지불하면서, 한 잔의 커피에는 왜 50달러를 지불하지 못 하겠는가. 베르데스 게이샤는 전세계에서 고작 100파운드만 경험할 수 있는 커피.”라고 하며 그 가치를 역설했고 “601달러라는 가격에는 이런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애쓴 농장에 대한 경의의 뜻도 담겨있다”고 하며 그 노고를 칭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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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P(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Panama)’ 부스 전경

에스메랄다 농장 부스 맞은 편에 위치한 SCAP(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Panama: 파나마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주관한 부스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파나마 게이샤 농장 3곳이 연합하여 운영하는 부스로, 농장별로 조금씩 다른 맛을 가진 게이샤 커피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농장에서 생산한 동일한 원두에 프로세싱을 달리하여 달리 맛볼 수 있던 점도 매우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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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페루 무역대표부 부스(좌), 인도네시아 무역 진흥센터의 루왁 커피 원두(우)

이 밖에도 주한 페루 무역대표부가 주관한 부스에서는 페루의 북부, 중부, 남부를 대표하는 원두들을 선보이며 페루 원두의 강점과 각 지역별 원두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고, ‘마스터 오브 커핑(MOC, Master Of Cupping)’ 대회 우승 챔피언과 함께하는 커핑 세션을 진행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인도네시아 무역 진흥센터에서는 다양한 루왁 커피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다양한 종류의 루왁 원두를 전시한 점이 눈에 띄었다. 다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커피인 만큼 그 빛과 그림자의 측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소형 로스터, 휴대용 추출도구를 통해 확인한 ‘홈카페’ 트렌드

최근 가정에서 직접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홈카페’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이 홈카페 문화는 단순히 취향에 맞게 좋은 원두를 ‘추출’하여 마시는 것을 넘어, 원하는 방식으로 원두를 ‘로스팅’까지 하는 과정까지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게다가 캠핑, 낚시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집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지 이 ‘홈카페’ 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서울 카페쇼에는 이러한 홈카페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휴대용 추출 도구와 소형 로스터들이 많이 전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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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레소 미라지(좌), 레버프레소(우)

휴대용 추출도구는 ‘스타레소 미라지’, ‘레버프레소’, ‘카플라노 코리아’의 ‘카플라노 컴팩트’가 대표적이었다. 이들은 펌프를 누르는 형태의 추출 기구로, 전기 없이 7~8번의 펌핑만으로 높은 압력을 생성하여 크레마가 풍성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캡슐용 제품과 접이식 핸드밀 그라인더, 드리퍼, 드립 케틀을 일체화 시킨 핸드드립용 제품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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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플레스’의 ‘보카보카 커피 로스터’

집에서 로스팅을 직접 할 수 있는 소규모의 커피 로스터들도 눈길을 끌었다. ‘아일리오(aillio)’사의 ‘불릿(Bullet) R1’은 1kg급의 아담한 가정용 로스터지만 대형 로스터기 못지 않은 고급 사양을 갖췄다. 드럼과 원두의 온도 조절, 배기팬과 드럼 속도 조절, 자동 프로파일 적용 등이 가능해 대형 로스터 없이 집에서도 원두를 훌륭하게 로스팅할 수 있다. ‘이레플러스’가 선보인 ‘보카보카 커피 로스터기’는 직화나 열풍 방식이 아닌 원적외선 방식을 사용하여 생두의 겉과 속이 균일하게 볶이며 향의 손실이 적다고 한다. 로스팅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유리를 활용한 디자인이 돋보인 제품이었다.

 

‘자동화’ 트렌드에 맞춰 더 스마트해진 커피 머신들

이번 서울 카페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 중 하나는 ‘똑똑한 커피 머신’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브루잉 머신은 단순히 물을 붓는 것이 아니라 물의 온도, 추출 속도, 물줄기의 모양 등 다양한 추출 변수를 섬세하게 조절하는 기능들이 많았는데,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기능을 연동하여 원격 제어가 가능한 제품들도 있어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에도 디자인, 기능과 함께 사용자 편의성까지 고려한 제품들이 많았는데, 특히 이번 서울 카페쇼에서는 추출 온도, 압력 등 다양한 매개변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창을 설치한 제품들이 선보여 커피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4차 산업 혁명의 바람이 실제로 구현되어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서울 카페쇼의 대표적인 커피 머신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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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랩의 자동 핸드드립 로봇

'칼리타’와 중국의 로봇연구소 ‘버블랩’이 공동으로 내놓은 자동 핸드드립 로봇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물의 온도, 양, 패턴 등 커피 추출 레시피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은 다른 자동 브루잉 머신들과 유사하지만,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달랐다. 평소에는 카운터 아래에 숨겨져 있다가, 작동하면 긴 관이 위로 솟아오르며 커피가 추출되는 헤드 부분이 펼쳐지는데, 이 헤드는 좌우로 움직이면서 원두의 위치를 자동으로 찾아 물을 분사하며 커피를 추출한다. 똑똑한 머신답게 원두가 없으면 물이 절대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그 시연 장면에 절로 눈이 갔다. 추출이 끝나면 다시 자동으로 접히면서 바 아래로 내려가는 이 기계의 정확한 출시 시기는 미정이나 2018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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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벨라(Tabella)’의 ‘푸어 스테디(Pour Steady)’

‘따벨라(Tabella)’는 여러 개의 커피 추출 스테이션을 PC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제어할 수 있는 매장용 브루잉 머신 ‘푸어 스테디(Pour Steady)’를 선보였다. 각각의 스테이션 별로 물의 양, 간격, 추출 패턴 등을 컨트롤할 수 있는데 시간당 60잔 이상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어 손님이 붐비는 카페에 딱 맞는 제품이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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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마르조꼬(la Marzocco)의 부스 전경(좌), ‘레바(Leva) X’(우)

에스프레소 머신 중 가장 화제가 된 제품은 라 마르조꼬의 레바였다. 기존의 레바 에스프레소 머신을 재해석하여 내년에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이 제품은 스프링 장력 조절을 통해 추출 압력 세팅과 추출량 조절 등이 가능하다. 그룹 헤드별로 장착된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추출 온도, 압력 등 다양한 추출 정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프리 인퓨전부터 추출을 종료할 때까지 추출 압력의 변화를 그래프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아스토리아(Astoria)’가 야심차게 선보인 ‘스톰(Storm)’은 세계 라떼 아트 챔피언을 비롯하여 여러 대회에서 우승한 바리스타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제품이다. 우유 거품을 쉽게 만들어주는 드라이 스팀 기능과 독립 보일러를 탑재했으며, 그룹 헤드 위에 추출 유량, 압력 등 다양한 변수를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창도 장착했다. 또한 에스프레소 머신의 높이를 낮춰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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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오(HARIO) 코리아’의 ‘V60 오토 푸어 오버 스마트7(V60 Auto Pour over Smart7)’(좌),
‘기센(GIESEN) 코리아’ 부스 전경(우)

이 밖에 SCAJ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하리오(HARIO) 코리아’는 스마트폰 앱과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가정에서도 쉽게 내려 마실 수 있는 브루잉 머신인 ‘V60 오토 푸어 오버 스마트7(V60 Auto Pour over Smart7)’을 선보였고, ‘기센(GIESEN) 코리아’, ‘노블트리’, ‘피앤디시스템’, 등 다양한 업체들도 그들만의 노하우를 담은 브루잉 머신을 공개했고, 에스프레소 머신 역시 ‘달라꼬르떼’나 ‘훼마’ 등 유명한 회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앞서 소개한대로 커피 산업의 ‘자동화 시대’는 이러한 자동화 머신들의 발달로 성큼 다가왔다. 바리스타 고유의 기술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핸드드립’ 방식마저 첨단 기능을 탑재한 자동화 기계로 대체 가능한 지금, 커피 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바리스타’의 역할은 앞으로 무엇일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다. 물론 정확한 답은 없겠지만, 향후 커피 산업과 바리스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를 마지막 트렌드와 함께 소개한다.

 

언더카운터 방식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통해 살펴본 ‘소통’의 트렌드

이번 서울 카페쇼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트렌드는 바리스타와 고객의 소통을 강조한 ‘언더카운터’ 방식의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언터카운터 방식은 기존 바(Bar) 위에 설치됐던 거대한 크기의 에스프레소 머신이 바 아래로 ‘쏙’ 들어가고, 바 위로는 커피를 추출하는 그룹헤드, 스팀헤드, 브루잉을 위한 온수 헤드만 설치되는 방식을 의미한다. 해외 주요 커피 박람회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소개됐지만, 국내에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라 마르조꼬(la marzocco)’의 ‘모드바(MODBAR)’나 ‘애크미 커피 솔루션(ACME Coffee Solution)’에서 수입하는 ‘마밤(MAVAM)’, 국내 에스프레소 머신 개발 업체 비다스테크의 ‘모아이(MOAI) 에스프레소 머신’이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세세한 기능 차이가 있긴 하지만 세 제품 모두 보일러를 비롯한 각종 시스템을 바 아래 몰아넣어 마치 빌트인 가구와 같이 깔끔하고 세련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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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미 커피 솔루션(ACME Coffee Solution)’의 ‘마밤(MAVAM)’(좌),
‘모아이(MOAI)’ 부스 전경(우)

이러한 언더카운터 머신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에 머신이 차지하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에스프레소 머신 고객과 바리스타간의 경계선이 사라져, 바리스타와 고객 간의 ‘소통’이 용이해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가오는 자동화 시대, 커피 전문점과 바리스타가 취할 트렌드 전략 중 하나로 바리스타룰스는 바로 이 ‘소통’을 꼽고자 한다. 올해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World Coffee Leaders Forum)’의 연사로 참가한 ‘맥스웰 콜로나 대쉬우드(Maxwell Colonna Dashwood)’는 ‘바리스타의 역할, 인간&자동화’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리스타의 역할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언더카운터 머신을 소개하며 “고객이 직접 바에서 커피가 추출 과정을 지켜보고, 원두에 대해 바리스타와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고 “자동화 시대에 단순한 작업에서 벗어나 더 많은 커피 지식을 고객과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서울 카페쇼는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제18회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orld Barista Championship)’의 성공적 개최 등 세계 커피 시장에서 주요 커피 국가로 우뚝 선 국내 커피 산업의 위상과 저력을 몸소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또 한편으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어 버린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맞춰 나아가야 할 커피 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자리이기도 했다. 이제 올해도 한달 남짓 밖에 남지 않았지만, 2018년 커피 산업이 과연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아직 누구에게도 없다. 다만, 기술은 다양화되며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고, 이러한 하이테크 기술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분명하다. 커피는 이제 누구나 마시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어느 누구나 좋아하지만 그 좋아하는 스타일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까다로운’ 음료이며, 커피 그 자체로 관계, 문화를 아울러 하나의 예술로 만드는 ‘마법 같은 음료’라는 점이다. ‘’커피 한 잔 하러 갈래요?’’라는 말이 단순히 ‘커피’라는 음료를 마시러 가자는 뜻,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커피는 수많은 문화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진화한, 현시대의 가장 중요한 ‘푸드’이자 그 자체로 ‘문화’인 것이다. 그 중심엔 당연히 ‘소통’이 있고, 이는 2018년 커피 산업에서도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참고자료]
http://www.cafeshow.com/kor/main.asp 
http://coffeetv.co.kr/?p=3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