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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문화를 이끄는 실질적인 주역들의 잔치, ‘2017 서울커피&티페어’

- 바리스타룰스가 찾아간 국내 커피 업계의 뜨거운 열기의 현장

2017.11.10. 오전 10:00 |카테고리 : Coffee Story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에 의하면, 지난 5월말 전국의 커피 전문점 수는 91,800점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나 굳이 통계 자료를 들먹이지 않아도 커피 전문점의 인기는 어디서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상권마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까지, ‘한 집 건너 하나씩커피 전문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커피 공급 주체가 크게 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거기에 커피에 대한 개인 취향은 다양해지고, 스페셜티 커피와 같은 고급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치열한 상황 속에서 커피 전문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커피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는 저마다의 생존 전략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매장 운영 자체만으로도 바쁜 소규모 카페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커피 트렌드를 좇고, 이에 맞춘 차별화 전략까지 세우기란 여간 쉽지 않다. 그래서 ‘2017 서울커피&티페어(Seoul Coffee & Tea Fair, 이하 COFA)‘는 그들에게 여느 대형 박람회보다 더 뜻 깊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형 프랜차이즈나 기업들보다는 개인 카페, 그 중에서도 특히 로스터리 카페와 예비 창업자, 마니아 등 카페 문화를 이끄는 실질적인 주역들에게 초점을 맞춘 박람회로, 이들의 활발한 정보 교류를 통해 커피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살피고 통찰력을 키움으로써, 커피 업계의 지속 발전 가능한 모델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열리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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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커피&티페어가 열린 양재aT 센터

특히 올해는 로스팅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예측해 보는 ‘COFFEE SUMMIT 2017: Roasting Camp & Adventure’ 컨퍼런스와 워크샵이 개최돼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전국의 소문난 스페셜티 커피를 만날 수 있는 ‘스페셜티스트리트’, 커피 한잔의 가치를 짚어보는 ‘공정무역관’, ‘제 6회 골든 커피 어워드(Golden Coffee Award, 이하 GCA)’를 비롯한 각종 대회 등 갓 내린 한잔의 ‘커피’처럼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2017 COFA의 현장을 바리스타룰스가 소개한다.

 

희귀 앤틱 로스팅 머신을 만나는 절호의 기회, 로스팅 캠프

스텀타운, 인텔리젠시아, 카운터컬쳐, 스퀘어마일즈 등 세계적인 명성의 로컬 로스터리 카페들은 어떤 로스팅 기계를 사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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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 공개되는 앤틱로스터기 10여종, COFFEE SUMMIT 2017

최근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골목 로스터리 카페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올해 COFA에서는 ‘COFFEE SUMMIT 2017: Roasting Camp & Adventure’라는 주제로 유명 로스터리 카페들이 사용한 희귀한 앤틱 로스팅 머신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중반 무렵까지 제작된 Probat UG/Perfekt 라인, Aug Olson Roaster, Gothot 50/23K Roaster, 50년산 Italy Victoria Roaster 등 10여종의 앤틱 로스팅 머신들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현재 형태의 로스팅 머신으로 발전되기까지 로스터 기계의 기술 발전 역사를 살피고, 각 머신별로 로스팅된 원두를 비교하여 커핑해 볼 수 있는 컨퍼런스와 워크샵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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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스타일로 추출 패턴을 설정할 수 있는 자동 핸드드립 머신

이 밖에 국내 로스터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태환자동화산업, 세철, 오띠모 등 많은 제조사들이 참여해 저마다 자체 기술로 제작한 로스팅 머신을 선보였는데, 특히 이멕스는 나선형 드립, 점 드립 등 각기 다른 4가지 스타일로 추출 패턴을 설정할 수 있는 자동 핸드드립 머신을 선보여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좋은 원두를 위한 다양한 노력 돋보여

이번 COFA에서는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도 과거에 GCA를 수상한 다양하고 질 좋은 원두를 직접 만날 수 있었는데, 좋은 원두를 위한 국내 업체들의 노력과 결실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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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벤 빈즈 부스 전경(좌), 라오스 커피 농장에서 재배한 원두(우)

가장 눈길을 끈 부스는 한국 기업 최초로 산지에 커피 농장과 공장을 설립한 볼라벤 빈즈(BOLAVEN BEANS)'였다. 2010 10, 라오스 볼라벤 고원의 밀림을 개간해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하였는데, 2013 11월 첫 커피 체리를 수확한 이래 매년 약 100여 톤의 커피 생두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직접 재배한 생두 판매와 함께 5일 일정의 라오스 농장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여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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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너 커피 부스 전경(좌), 커피 묘목(우)

보그너 커피(BOGNER COFFEE)에서는 음성커피농장에서 자라난 커피 묘목과 직접 생산해서 로스팅한 커피 원두, 드립백 제품 등을 선보였다. 음성커피농장은 2008년부터 충북 음성에 커피 재배를 시작하여, 현재 약 3000평 규모에 달하는 커피 농장과 공장, 체험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커피 묘목을 직접 보고, 커피의 발아와 성장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들을 수 있어 생각 외로 매우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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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엘에스 부스 전경(좌), 발효커피 생성원리(우)

루왁 커피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부스도 있었다. '웰빙 엘에스(WELLBEING LS)'는 식물성 유산균을 이용한 발효 공법을 통해 루왁 커피 생성과정을 과학적으로 재현한 '루와(Ruwa) 커피'와 사향 고양이의 장내 미생물을 발효해 만든 '스타루빈(Star Ru bean) 커피' 두 종류를 선보였다. 아무래도 루왁 커피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눈길을 끌 수 밖에 없었다.

이 밖에도 이번 COFA에서는 전국의 소문난 스페셜티 카페가 한데 모인 커피 골목 ‘스페셜티스트리트’가 마련되었는데, 전국의 스페셜티 카페를 일일이 찾아 다닐 필요 없이 한 곳에서 여러 스페셜티 커피를 시음해 보고 취향에 맞는 원두도 구입할 수 있어서 가장 많은 방문객들이 있는 곳이었다.

 

커피 한잔에 담긴 노동의 가치, 공정무역

평균 5,000원의 커피 값 중에서 커피 농부들에게 돌아가는 가치는 얼마나 될까? 지금 마시고 있는 커피가 1년간 땀 흘려 커피를 재배한 농부들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할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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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관 제품 시음 행사

올해 처음 열린 공정무역관은 위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하는 취지에서 꾸며졌다.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군소 커피 재배 농가의 각박한 현실을 알리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다 같이 모색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한다. '㈜카페 티모르'와 '아름다운 커피 재단' 등 7개의 공정무역 단체가 함께 참여했으며, 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소개와 함께 제품 시음과 상담이 이루어졌다. 또한 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공정무역 커피를 업체에 소개하는 공정무역 비즈니스 데이(Business Day)’, 일반인들이 공정무역 업체관을 순방하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스탬프 투어(Stamp Tour)’등의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되어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다양한 경연대회와 실용 세미나로 재미와 전문성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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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커피어워드(좌), 골든티어워드(우)

이번 COFA 현장에서는 다양한 경연대회가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COFA를 대표하는 원두커피 종합 경연 대회인 ‘골든커피어워드(Golden Coffee Award)’와 다양한 베리에이션 티 메뉴 개발을 통해 티의 대중화를 모색하는 ‘골든티어워드(Golden Tea Award)’, 미래 바리스타들의 꿈의 잔치 ‘월드영바리스타챔피언십(World Young Barista Championship)’, 우리집 최고 바리스타를 가리는 ‘홈바리스타챔피언십(Home Barista Championship)’, 세계 최초의 국제 향미 평가 대회 ‘월드아로마스터챔피언십(World Aromaster Championship of Coffee)’ 등 총 5가지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또한 커피애호가와 카페 경영자 및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카페실용세미나(Café Practical Seminar; CPS)’도 동시에 진행됐다. 로스팅, 커핑, 핸드드립, 라떼아트 등 커피에 대한 총체적인 이론 및 실습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되었으며, 바리스타와 카페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메뉴 개발 및 마케팅 전략 수립도 배울 수 있었다. 추가로 커피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근간으로 한 학술세미나와 심포지엄 등도 열려 커피 마니아층들에게 여러모로 유용한 자리였다.

이 밖에 3층의 ‘티&리빙’관에는 보성 녹차, 여수 거문도 해풍쑥차, 순천 명인 신광수차, 광양 매실차, 고흥 유자차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내 차들도 전시되어 커피 외에도 유명 산지 차들을 대거 만나볼 수 있었던 뜻깊은 박람회였다.

올해의 COFA는 프렌차이즈 중심의 크고 화려한 박람회라기보다는, 작고 소박하지만 카페 운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적 프로그램과 부스 운영이 돋보인 행사였다. 무엇보다 커피에 대한 기술과 관점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아가 올바른 카페 문화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커피업계 종사자 분들의 수많은 노력이 느껴지는 자리였다. 짧은 커피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 커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이런 노력들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세계인의 커피 축제인 ‘제16회 서울 카페쇼(Café Show Seoul 2017)’가 오는 11월 9일부터 11월 1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다. 세계 커피 시장 속에서 주요 커피 국가로 훌쩍 발돋움한 우리나라 커피 업계의 위상과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인 만큼 꼭 놓치지 않길 바란다.

 

[참고자료]
http://www.icoffeent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