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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인더, 제대로 알면 간단해지는 관리법

생김새를 알면 완벽한 관리와 훌륭한 추출이 가능해진다.

2018.12.05. 오전 10:00 |카테고리 : Coffee Lab

손기술이 좋아 웬만한 물건을 뚝딱 고쳐내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맥가이버’라고 부른다. 또 그 반대는 ‘기계치’라고 불린다. 당신은 둘 중 어느 쪽에 가까운가?

각 분야 전문가들이 곳곳에 즐비한 요즘 같은 시대에는 맥가이버를 자처하는 사람보다 자칭 기계치라 선언하며, 사용하던 도구나 기계가 망가졌을 때 고치려는 시도조차 거부하는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홈카페를 즐기고자 하는 커피 애호가라면, 혹은 바리스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커피 도구들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라인더 관리법 1

ⓒbaristarules.maeil.com
추출의 성패를 좌우하는 그라인딩

특히 커피 분쇄를 담당하는 그라인더가 그렇다. 완벽한 커피 추출을 위해서는 물과 닿는 표면적을 넓혀 커피의 가용성 성분을 적절하게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추출 전에는 커피 그라인딩(Grinding), 즉 분쇄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분쇄 입자 정도에 따라 커피의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숨은 조력자, 그라인더 콘텐츠에서 분쇄도에 따른 맛의 차이, 그리고 그라인더 날의 종류에 대해서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번 콘텐츠에서는 그라인더의 종류와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고, 어떻게 관리해야 오랫동안 좋은 커피맛을 낼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제대로 된 홈카페를 위한 핸드밀 관리법

그라인더를 고를 때 얼마나 균일한 입자로 분쇄하는지, 발열이 적어 향미 손실을 최소화하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날의 유형과 지름, 회전 수에 따라 분쇄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격 및 사용 목적을 고려하여 적합한 그라인더를 선택하면 된다.

절구통과 같은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도구에서부터, 맷돌식, 수동식 핸드밀, 전동식 등 그라인더의 종류는 참 다양하다. 절구나 맷돌을 사용하는 모습은 드물지만 터키나 아프리카 등 노점에서는 여전히 절구를 이용하며 커피를 빻는 경우도 있다. 중동지방에서는 맷돌 형태의 그라인더를 이용하기도 한다. 흔히 핸드밀이라 부르는 수동식 그라인더는 주로 가정에서 쓰이며,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때 사용된다. 수동식은 수작업으로 커피를 내리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 원두를 분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일정한 속도로 회전시키지 못하면 입자가 균일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라인더 관리법 3

가정용 전동 그라인더/shutterstock.com

그래서 최근에는 가정용 전동 그라인더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프로펠러식이라고도 불리는 이 전동 그라인더는 금속으로 된 나사를 회전시켜 원두를 분쇄한다. 저렴하고 크기가 작아 홈카페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가정에서의 그라인더 사용은 커피 전문점에서 보다 현저히 사용 횟수가 적기 때문에 관리나 청소가 소홀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핸드밀이나 가정용 전동 그라인더 역시 다른 그라인더와 마찬가지로 커피 미분 제거나 그라인더 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커피 추출이 원활하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커피맛을 저해하게 된다. 따라서 평소 핸드밀 보관이나 관리가 중요한데, 다음과 같이 간단한 방법으로도 그라인더 상태를 새것처럼 유지할 수 있으니 알아두도록 하자.

보통의 그라인더 날은 쇠로 만들어져 부식의 위험이 높다. 때문에 핸드밀을 기본적으로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해야 한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최근에는 열 발생이 적고, 물 세척이 가능하여 관리가 용이한 세라믹 날로 만들어진 핸드밀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또, 그라인더 날의 생명인 균일한 분쇄가 가능하면 마모 정도를 수시로 점검해주는 것이 좋다. 그라인더 날의 마모 정도를 쉽게 점검하는 방법으로는 날을 분리한 후 손톱으로 밀어보는 법이 있다. 이 때 손톱에 자국이 생기면 날이 서 있는 상태이고, 자국이 생기지 않으면 마모가 된 상태이다. 마모된 상태의 그라인더 날은 원두를 고르게 분쇄해주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커피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마모된 날은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그라인딩을 하고 난 이후에는 핸드밀의 본체에 원두 미분이 쌓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이를 제거해주어야 한다. 본체에 남아있는 미분은 추후 커피 맛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뿐더러 습도 높은 곳에서는 곰팡이 등이 생겨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분해 청소를 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원두 교체 시기에는 관리가 필요하다. 커피의 맛과 향이 의도치 않게 섞여 잘못된 추출이 이루어진다면 아무리 좋은 커피, 훌륭한 그라인더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커피뿐만 아니라 도구들까지도 항상 섬세하게 다뤄야 한다는 점 잊지 말도록 하자.


전동식 그라인더, 그 속내가 궁금하다

한편 오늘날 커피 전문점에서는 에스프레소 용으로 적합하도록 균일하고 아주 고운 커피 분쇄를 눈 깜짝할 새 해결해주는 전동식 자동 그라인더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가정에서도 카페의 전문 바리스타가 만든 것 같은 수준 높은 커피 제조를 위해 전문가용 그라인더를 들이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그라인더의 최종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전동식 그라인더의 구조를 알아보자.

전동식 그라인더의 종류에도 수십 가지가 있으나 기능과 구조는 대개 비슷하다. 업소용 전동 그라인더에서 가장 중요한 4대 구성 요소는 그라인더 모터, 호퍼, 그라인드 날, 도저이다. 각 명칭에 대한 설명은 다음 그림과 표를 참고하면 된다.

그라인더 관리법 4

ⓒbaristarules.maeil.co.kr
전동식 그라인더 구조 및 명칭

명칭 설명
호퍼 원두 담는 통(2kg 내외 용량)
입자 조절 레버 숫자가 커지면 굵은 입자(추출 속도 빨라짐),
숫자가 작아지면 작은 입자(추출 속도 느려짐)
도저 분쇄된 원두를 보관하는 통
제품에 따라 계량을 위한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기도 함.
원두 배출 레버 앞으로 당기면 도저 내의 날개 한 칸만큼의 분쇄 커피 양이 배출됨.
포터필터 받침대 분쇄된 원두를 담는 동안 포터필터를 거치할 수 있는 받침대
ON/OFF 버튼 전원 버튼

그라인더의 구조를 익혔다면 이제 오랫동안 좋은 커피맛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인 그라인더의 청소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그라인더의 구조를 알게 됐다면 어느 부분에 미분들이 쌓이는지 이해가 갈 수 있을 것이다.


퍼펙트한 커피 추출을 위한 그라인더 청소법

그라인더 관리법 2

그라인더 안에 커피 미분이 쌓인 모습/shutterstock.com

① 사전 준비
호퍼의 원두 투입 레버를 닫고 남은 원두를 제거한다. 그리고 도저에 보관되어 있던 분쇄된 원두를 지퍼백이나 밀폐병에 담아 보관한다.

② 호퍼와 입자 조절 캡 분리
먼저 호퍼를 본체에서 분리한다. 다음으로 그라인더 날이 결합되어 있는 입자 조절 캡을 분리한다. 일반적으로 입자 조절 캡은 고정 나사를 아래로 당기고 입자 조절 캡을 숫자가 큰 방향, 즉 오른쪽으로 계속 돌리면 본체에서 분리된다. 분리된 그라인더 날 주위에는 커피 찌꺼기가 많이 끼어 있다. 이 찌꺼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빠르게 산화되고 부패되면서 불쾌한 냄새를 풍기고, 커피 고유의 향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③ 커피 찌꺼기 제거
입자 조절 상부와 하부의 칼날 부분을 솔이나 전용 청소기를 이용해 찌꺼기를 털어낸다. 그라인더 날은 반드시 부드러운 솔이나 이와 비슷한 재질의 청소 도구를 이용해 청소해야 한다. 날에 흠집이 생기면 분쇄가 고르지 못하게 되고,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용 청소기가 있다면 솔이나 기구보다 더 깨끗하고 안전하게 청소할 수 있다. 이때도 날에 흠집이 생기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분쇄된 커피가 나오는 배출구도 커피 찌꺼기가 잘 쌓이는 부분이므로 꼼꼼하게 청소해준다.

④ 재조립
커피 찌꺼기 제거가 완벽히 이루어졌으면 분리한 순서와 반대로 부품들을 재조립한다. 칼 날을 재조립하고 입자 조절판을 그라인더에 장착한 후 호퍼까지 본체에 연결하면 청소가 끝이 난다.

 

혹시 아직도 그라인더 분해 청소가 두렵게 느껴지는가? 그라인더를 분해하고 혹시라도 재조립에 실패하거나 고장이라도 날까 하는 걱정에 분해를 망설이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청소를 하지 않을 경우, 오랜 시간 미분들이 그라인더에 방치되어 커피에서 찌든 내가 나거나 분쇄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추출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관리되어 있지 않은 그라인더를 거쳐 추출에 이른다면 본연의 맛과 향미를 구현해내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오늘부터 당장 꼼꼼한 그라인더 관리를 실천해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한 당신에게 좋은 커피 한 잔을 내어보도록 하자.


[참고 자료]
당신이 커피에 대하여 알고 싶은 모든 것들, 루소 트레이닝 랩, 위즈덤스타일, 2015
커피교과서, 호리구치 토시히데, 벨라루나, 2010
커피향 가득한, THE COFFEE BOOK, 이현구, 지식과감성#,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