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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커피의 집은 어디인가?

원두 품종 이야기

2016.02.12. 오전 11:35 |카테고리 : Coffee Lab

팀장님 커피는 회사 옆 카페에서, 우리 팀 막내 커피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그리고 내 커피는 지하철역의 카페에서 온다. 우리의 커피 메뉴는 모두 같은 ‘아메리카노’이지만 그 맛과 향은 모두 다르다. 우리는 서로 본인의 단골 카페 커피가 맛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주장은 모두 맞다. Coffee Taste에 있어서 절대적인 것은 없으니까.

같은 아메리카노라도 그 맛은 모두 다르다. 심지어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조차 미묘한 맛의 차이가 느껴진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가장 원초적이며 근본적인 이유는 사용한 ‘원두’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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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원두  

커피에 입문하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원두다. 아메리카노가 모두 다 같은 품종이 아니라는 것, ‘한 커피’ 한다는 카페의 대표 커피는 카페 사장님만의 노하우로 다양한 원두를 섞은 블렌딩 커피라는 것, 원두는 생산지 외에도 채취와 정제, 로스팅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향미가 결정된다는 것, 그리고 그 향미도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나 혹은 원두의 상태나 추출방법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을 하나씩 알게 되면, 내 입맛에 맞는 커피는 과연 어느 나라나 생산지에서 온 품종인지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커피의 향미는 70%가 ‘생두’로 결정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러모로 생두나 원두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커피를 이해하고 즐기는 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단계라는 이야기다. 그러면 내 커피는 어디에서 온 커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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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좌)와 로스팅된 원두(우)

커피 열매 즉 생두는 ‘커피 존’이라고도 하는 ‘커피 벨트’ 지역에서 주로 수확한다. 커피 벨트는 커피나무가 자라기 적절한 기후와 고도 조건을 갖추고 있는 적도를 중심으로 북쪽과 남쪽 각 25도 사이를 말하는데, 이 커피 벨트에서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커피가 생산된다. 주요 생산국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원두 이름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케냐,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인도네시아, 르완다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커피나무는 식물학 상으로는 ‘코페아 속’으로 분류되며 품종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이 124종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 중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보통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혹은 카네포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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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꽃(좌)과 커피 열매(우)

아라비카종은 로부스타종에 비해 높은 고도에서 재배된다. 이 높은 고도의 기후는 낮은 고도보다 비교적 변화가 적고 안정적인 편인데, 이는 다시 말해서 아라비카종은 일정 기준을 지켜야 하는 즉, 까다로운 재배조건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에 비해 로부스타종은 어느 정도 기온만 유지되면 방목도 가능하여 생산성이 좋다. 아라비카종은 브라질, 콜롬비아, 중앙아메리카 등에서, 로부스타종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주로 생산된다.

일부 커피매니아들은 아라비카종의 품질을 더 높이 치지만 어느 종이 좋다 나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것이 요즘의 중론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아라비카종은 생산지에 따라서 향미가 다양하지만, 로부스타종은 이에 비해 향미가 단조롭고 카페인 함량이 높아서 블렌딩이나 인스턴트커피에 많이 사용되는 편이다.

 

재배 조건

주요 생산국

카페인 함량

소비 방법

아라비카

높은 고도

일정 강우량 필요

브라질, 콜롬비아, 탄자니아, 코스타리카 등

0.8 ~ 1.4%

보통 일반 원두커피로 소비된다.

로부스타

낮은 고도

방목 가능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7 ~ 4%

블렌딩이나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된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장점만을 교배시켜 만든 ‘아라부스타’라는 개량종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교배종들이 있는데 기존의 커피 품종이 다양하고 커피의 맛이라는 것이 채취에서부터 추출까지 다양한 과정 안에서 바뀌는 조건에 따라 그 향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이 커피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커피의 세계가 깊고 심오한 것이다. 마치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앨리스의 여정처럼, 커피의 세계에서 나에게 맞는 커피를 찾는 과정은 원더풀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다. 입문자라면 다양한 커피를 여러 방법으로 음용하며 나에게 맞는 커피를 찾아가는 과정을 즐겨보자. 또한 애호가라면 새롭게 소개되는 품종이나 새로운 방식의 블렌딩 커피를 즐기는 데에 스스럼이 없을 것이다. 커피는 기호식품이 아니던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뜻이다. Welcome to Coffee Wonderland!

[참고 자료]
아네트 몰배르. 커피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매트 로빈슨. 커피 러버스 핸드북. 박영순 외 3인(역). 서울: 커피비평가협회 진서원, 2015.
호리구치 토시히데. 스페셜티 커피 테이스팅. 윤선해(역). 서울: 웅진리빙하우스, 2015.
김은혜•이미주.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 시리즈”. 우먼센스. 2013.
김한송. “좋은 점만 가지고 태어난 개량종 아라부스타”. 네이버 캐스트 푸드스토리. 2011.
두산백과. “커피나무”. 네이버 지식백과.
전국지리교사연합회. “슈퍼마켓에서 파는 기호식품, 커피”.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