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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구워야 제 맛인 커피

생두에서 원두로, 커피 로스팅

2016.02.12. 오후 03:06 |카테고리 : Coffee Lab

누구나 한번쯤 카페의 갓 내린 커피 향에 이끌려 예정에도 없던 커피를 마신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커피는 우선 향으로 마시는 음료다. 프랑스 요리가 먼저 눈으로 먹는 음식이듯. 언젠가 프랑스에서 유학하신 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분의 유학 시절 아침 자명종 시계는 다름 아닌 매일 오전 6시 기숙사 근처 카페의 커피 향이었다고. 그 향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본인도 모르게 잠이 깨고 그 카페의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루를 시작했노라고. 그만큼 커피의 향은 강력하다.

eeeeeeeeeeeeeeeeeeeeeeee ⓒBaristar Rules Facebook  

커피의 전체적인 향은 ‘부케(Bouquet)’라고 하는데 ‘프레이그런스(Fragrance)’, ‘아로마(Aroma)’, ‘플레이버(Flavor)’, ‘애프터테이스트(Aftertaste)’라고 하는 네가지 향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진다.

프레이그런스(Dry Aroma)는 분쇄된 커피에서 볶은 커피 향으로 달콤한 꽃향기 혹은 향신료의 톡 쏘는 향을 느낄 수 있고, 아로마(Wet Aroma)는 커피를 추출할 때 맡을 수 있는 향으로 과실, 허브 혹은 너트의 향이 난다. 마시면서 코로 느끼는 향을 플레이버라고 하는데 이 때 캐러멜이나 볶은 견과류 혹은 곡류의 향을 느낄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마시고 난 뒤 입안에 남는 향이 애프터테이스트며 이 단계에서 탄 냄새나 초콜릿 향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기본적으로도 단순하지 않은 커피의 향은 로스팅 단계에서만도 700여 가지나 생겨난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에서는 ‘커피 플레이버 휠(Coffee Taster’s Flavor Wheel)’이라는 가이드를 만들어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한 대표적인 표현들을 정리하였는데, 이 표를 보면 커피의 향미에 대해 어느 정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SCAA의 Coffee Taster’s Flavor Wheel 보기

로스팅은 말 그대로 생두(Green Bean)를 볶아 원두로 만드는 작업이다. 보통 최대 30분 정도, 섭씨 200도가량의 열을 생두에 가해 볶아내는데, 커피 향미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단계이며 ‘로스터’라는 전문가가 따로 있을 정도로 대단히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로스팅에 어떤 기준이나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커피의 독창적인 향미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전문가인 로스터도 여러 번의 샘플 로스팅을 통해 생두의 특성을 파악한다고 한다.

이렇게 로스팅 정도에 따라 같은 생두라도 다른 향미를 갖게 된다고 하니,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정과 변수 그리고 전문가가 필요한지 문외한이라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우리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단순 기호식품이 아닌 단계별 전문가들이 만들어 낸 단 하나의 “예술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12 kris krug / flickr.com  

로스팅의 단계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보통은 아래의 8단계로 구분한다.

라이트

시나몬

미디엄

하이

시티

풀시티

프렌치

이탈리안

밝고 연한

황갈색

연한 황갈색

밤색

연한 갈색

갈색

진한 갈색

흑갈색

흑색

신향,

강한 신맛

다소 강한 신맛, 약한 단맛과 쓴맛

중간 단맛, 신맛, 약간 쓴맛, 단향

단맛 강조, 약한 쓴맛, 신맛

강한 단맛, 쓴맛, 약한 신맛

중간 단맛, 쓴맛, 약한 신맛

강한 쓴맛, 약한 단맛과 신맛

매우 강한 쓴맛, 약한 단맛

 
로스팅 방법은 ‘수동식’‘자동식’으로 구분하는데 자동식 로스터 기기는 열전달 방식에 따라서 ‘직화식’, ‘반열풍식’ 그리고 ‘열풍식’으로 나누어진다. 요즘에는 이런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팬이나 샘플 로스터 등을 사용해 수동으로 로스팅하는 카페도 있고 집에서 직접 로스팅을 하는 커피 애호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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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ian Kreitmair / flickr.com (우)
로스팅 기기(좌)와 핸드 로스팅(우)
 
로스팅이 완료되면 바로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 답은 ‘아니다’이다. 전문가들은 로스팅한 직후의 원두에는 가스가 있어 좋지 않으니 최소 2일 이후부터 약 10일 이내에 마시라고 조언한다. 그러니 유통기한이 1~2년으로 표기되어있더라도 소비량을 체크한 뒤 2주 정도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양만큼만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원두는 ‘홀빈’으로 구입해 마실 때마다 분쇄하는 것이 향미를 오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로스팅까지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려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진정한 커피 애호가이다. Happy Coffee Life!

[참고자료]
아네트 몰배르. 커피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매트 로빈슨. 커피 러버스 핸드북. 박영순 외 3인(역). 서울: 커피비평가협회 진서원, 2015.
호리구치 토시히데. 스페셜티 커피 테이스팅. 윤선해(역). 서울: 웅진리빙하우스, 2015.
장현우. “바리스타 입문기 시리즈”. ESSEN. 2012.
두산백과. “커피로스팅”. 네이버 지식백과.
이승훈. “올 어바웃 에스프레소”. 네이버 지식백과.
이새미. “커피의 맛과 향을 깨우는 숭고한 작업”. 까사리빙. 2013.
 
Baristar Rules Facebook.com.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