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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운명의 커피를 찾아 헤매는 당신을 위한 또 하나의 지침서

로스터리 카페 사용 설명서

2016.02.12. 오후 04:55 |카테고리 : Coffee Lab

‘커피 셋, 프림 셋, 설탕 셋’의 ‘다방 커피’에서 ‘헤이즐넛’, ‘블루 마운틴’ 등 옅게 우려낸 ‘향 커피’를 지나 ‘아메리카노’, ‘카페라떼’의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메뉴’를 거쳐 원두 품종을 선택해서 마시는 ‘드립 커피’까지 커피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커피를 마시는 장소도 함께 변모해 왔다. 다방에서 로스팅을 직접 하는 로스터리 카페까지, 다양한 취향을 가진 커피 애호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특색을 가진 커피 전문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11 Market Lane Coffee / flickr.com 

2000년대 초반 국내에 100여 곳에 불과하던 로스터리 카페는 2012년에 3,000여 곳을 훌쩍 넘어섰다. 개인의 이름과 노하우를 건 로스터리 카페가 브랜드가 된 곳도 많다. 강릉이 본점인 테라로사 커피, 대구의 커피 명가, 제주도에 분점을 낸 앤트러사이트, 전광수 커피 등이 대표적인데, 이 외에도 다양하고 독특한 카페들이 속속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로스터리 카페는 주인의 취향이 커피에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원두 선택부터 로스팅 방법과 정도, 그리고 추출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로스터리 카페의 주력 메뉴인 드립 커피는 각 원두의 향미가 살아있어야 하므로 로스팅 정도를 약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이에도 역시 정답은 없다. 하다못해 커피를 따라주는 잔이나 추출 후 서빙까지의 과정에도 차이가 있고 이런 차이에서 커피의 향미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이런 로스터리 카페에서는 꼭 주인의 취향에 따라 블렌딩한 커피나 카페의 이름을 건 시그니처 메뉴에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역시 이런 메뉴에는 카페 주인의 커피에 대한 철학과 노하우가 배어 세상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커피를 경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12 star5112 / flickr.com 

게다가 요즘에는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도 많아졌다. 그래서 바리스타뿐 아니라 로스팅을 전문으로 하는 ‘로스터’나, 생두 혹은 원두의 품질을 감별하고 등급을 결정하는 ‘큐그레이더(커퍼)’를 따로 채용하는 커피 전문점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13 torbakhopper / flickr.com (좌), star5112 / flickr.com (우) 

스페셜티 커피는 쉽게 말해 ‘고급 커피’다. 다만, 품질이 좋은 커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 http://www.scaa.org)' 평가 기준 80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한 원두를 뜻한다. 생산 이력이 확실해야 하고,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만 하며, 300g당 ‘결점두’가 적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있는데, 이 조건만 봐도 얼마나 엄격하게 선정되는지 알 수 있다. 얼마 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서울 카페쇼’에서도 이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주요 세미나가 진행될 정도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다. 국내 커피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에는 ‘파나마 돈페페 내추럴 게이샤’, ‘엘살바도르 아이다 바틀레 핀카 킬리만자로 SL-28’과 세계적 생두 공급업체 ‘나인티플러스’의 게이샤 커피 ‘줄리엣’ 등이 있다.

14 Luisa Fumi, Windcoast, alfaori, T Photography / Shutterstock.com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모카포트, 프렌치프레스, 융드립, 이브릭

물론 로스팅할 때의 커피 향이라던가 쉽게 맛볼 수 없는 원두,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분위기, 그리고 주인의 음악 선곡 취향까지 로스터리 카페의 좋은 점은 다양한 커피만큼이나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로스팅할 때의 그 정취는 뭐라 말할 수 없이 매력적인데, 커피 애호가로 유명한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도 이에 대한 명언을 남길 정도이다. “아, 그것은 나에게 기쁨을 주는 향수로다. 그들이 근처에서 커피를 볶을 때 나는 문을 열고 그 모든 아로마를 마시려는 마음에 들뜬다.”라고 말이다.

최근 로스터리 카페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빠지지 않는 한 곳이 있다. 이곳은 직접 핸드 로스팅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특히 카페 이름을 건 카페라떼가 인기인데, 주인이 직접 테이블에서 우유를 푸어링하고 ‘지금 바로 드시라’는 박력 넘치는(?) 조언을 한다고. 마셔본 사람은 누구나 우유와 커피의 환상적인 조합에 반해 열이면 열, 단골이 된단다. 그러니 새로운 카페에서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볼 이유, 분명히 있지 않은가?

그렇다. 언제, 어디서, 뜻밖에 나만의 운명의 커피를 만날지 아무도 모른다. 골라 먹는 재미는 아이스크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도 운명의 커피를 만나기 위해 헤매는 당신에게 이 설명서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Good Luck to YOU!

[참고자료]
아네트 몰배르. 커피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매트 로빈슨. 커피 러버스 핸드북. 박영순 외 3인(역). 서울: 커피비평가협회 진서원, 2015.
호리구치 토시히데. 스페셜티 커피 테이스팅. 윤선해(역). 서울: 웅진리빙하우스, 2015.
김범진. "[달라진 커피 트렌드]커피전문점이 달라진다…커피는 기본, 디저트·과일음료 잡아라”. 매일경제. 2012.
정원식. “[직업과 경제]커피의 등급을 결정하는 커피감별사, 큐그레이더”. 한국경제. 2015.
서은영, 이재길. “[한 장으로 보는 시사] 그게 그냥 커피라면 이건 스페셜티 커피야”. 서울경제. 2015
박지현, “정말 스페셜한 스페셜티 커피를 찾아라”. GEEK.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