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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커피 블렌딩에 대한 이해

2016.05.11. 오전 09:26 |카테고리 : Coffee Lab

한 줌의 생두는 로스팅과 그라인딩, 추출이라는 고단한 여정 끝에 자신만의 개성과 향미가 담긴 커피 한 잔으로 탄생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원두의 개성과 향미는 천차만별인데, 어떤 품종은 산미가 강하고 어떤 품종은 과일향을 느낄 수 있으며, 특이하게 쓴맛 뒤에 단맛을 내는 품종도 있다. 이러한 단일 품종의 특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커피를 스트레이트 커피라고 하며, 이와 달리 서로 다른 품종의 생두를 혼합해 새로운 커피의 맛과 향을 가진 커피를 블렌드 커피라고 한다. 그리고 블렌드 커피를 위해 생두를 혼합하는 과정을 '블렌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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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블렌드 커피로 알려진 모카 자바(Mocha-Java)는 인도네시아 자바 원두의 부드러운 맛과 초콜릿 향이 강한 예멘 모카커피가 서로의 맛과 향을 보완하여 균형을 잘 이루는 것으로 유명한데,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꾸준하게 사랑받는 블렌딩 조합이라고 한다.

이처럼 생두가 가진 고유한 특징은 살려주면서 가지고 있지 못한 맛을 보완하는 것이 블렌딩이다. 이상적인 블렌딩 조합에서는 몇 가지 원두를 혼합하더라도 각각의 원두가 가진 각기 다른 개성과 향미가 사라지지 않고 잘 어우러지면서도 창조적이고 안정적인 맛을 내게 된다고 하니 서로 다른 원두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맛과 향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블렌딩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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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딩을 통해 또 다른 맛과 향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블렌딩은 로스팅하는 시점에 따라 혼합 블렌딩(BBR : Blending Before Roasting)과 단종 블렌딩(BAR : Blending After Roasting), 2가지 방법으로 나뉘는데, 혼합 블렌딩은 기호에 따라 미리 선택한 생두를 혼합하여 한꺼번에 로스팅하며, 단종 블렌딩은 각각의 생두를 로스팅한 후 혼합하는 방법이다.

혼합 블렌딩의 경우는 로스팅을 한 번만 하기 때문에 단종 블렌딩에 비해 손은 덜 가지만 생두 각각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로스팅 강도를 찾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며, 단종 블렌딩의 경우는 각각의 원두가 가진 특성은 최대한 살릴 수 있겠지만 여러 번 로스팅을 해야 한다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선택한 생두에 따라 로스팅 정도가 달라서 블렌딩된 원두의 색이 불규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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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방법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거나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무조건 종류를 많이 혼합했다고 해서 좋은 블렌드 커피가 되는 것도 아니고 비싼 생두를 사용했다고 해서 꼭 커피의 향미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성공적인 블렌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블렌딩을 하는 사람이 생두의 성격과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각각의 생두를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같은 생두라고 하더라도 매년 달라지는 기후에 따라 미묘한 맛의 차이를 보인다고 하니 이상적인 블렌딩 비율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이 맛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오롯이 생두를 선택해서 블렌딩하고 로스팅하는 사람의 손에 달린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실력과 안목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시도를 통해 누적된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유명 카페 등의 시그니처 블렌드 커피의 비율, 일종의 레시피가 비밀에 부쳐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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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블렌딩에는 보통 2~3종, 많게는 5종의 원두를 사용한다. 보편적으로 가격적인 이점과 블렌드 커피 맛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예전에는 로부스타 종이 폭넓게 이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커피의 아로마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아라비카 종의 사용이 대세인데,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아라비카 원두 중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등 안정된 품질의 생두를 베이스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블렌딩에 앞서 개인의 기호에 맞춰 생두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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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하면 오래 지나지 않아 그들은 서로 행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커피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생두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 서로를 받쳐주고 밀어주는 절묘한 조화가 이뤄질 때 비로소 좋은 향기와 맛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는 법. 당신의 향기와 어울리는 또 다른 향기는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아네트 몰배르. 커피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매트 로빈슨. 커피 러버스 핸드북. 박영순 외 3인(역). 서울: 커피비평가협회 진서원, 2015.
이승연. "1+1=∞ 의 효과 블렌딩이 가진 힘". 매일경제.2015
올 어바웃 에스프레소. "커피의 선별과 블렌딩".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커피 블렌딩".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