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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개성을 붓다 (2)

세계 각국의 이색 커피 열전

2016.09.28. 오전 10:06 |카테고리 : Coffee Story, 미분류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을 때, 무언가 새로운 기분이 필요할 때 우리는 어디든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아마 여행을 통해 도돌이표 같은 일상, 익숙한 풍경에서 벗어나 낯선 풍경과 분위기 속에서 설레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간절하게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해도 매번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닐 터, 현실의 벽에 부딪혀 여행을 떠나지 못해 병(?)이 날 것 같을 때 생각보다 쉬운 처방이 있다. 바로 그 나라의 음식을 먹는 것. 음식의 맛과 향이 마치 타임머신이나 비행기라도 된 듯 잠시 우리를 현실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곳으로 데려가 주는 것이다. 커피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 나라에 가도 커피는 비슷하지 않냐고 반문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라고 대답하겠다. 각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담아낸 특색 있는 커피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멕시코 등의 이색 커피에 이어 포르투갈부터 홍콩, 탄자니아까지 각 나라의 개성이 듬뿍 담긴 커피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하고자 한다. 지금부터 커피의 향을 타고 세계여행을 떠나보자.

북미 대륙의 커피 – 미국 ‘브리브(Breve)’, ‘토비오(Tob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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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과 우유을 섞어 달콤하게 즐기는 ‘브리브(Breve)' 
 

우리나라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1인당 하루 평균 3.5잔의 커피를 마시는 미국. 스타벅스의 탄생지 시애틀에는 인구당 카페 수가 미국 평균에 비해 10배에 달한다고 하니 단편적이나마 이런 수치를 통해 미국 사람들의 커피 사랑을 엿볼 수 있는 것 아닐까? 어쨌든 미국은 세계적으로 커피 문화를 선도하고 있고 다양한 유형의 프랜차이즈와 카페를 보유하고 있으며 또, 그 많은 커피 전문점에서 다양한 커피 메뉴가 제공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 중에 카페라떼를 미국식으로 해석한 ‘브리브(Breve)’라는 커피가 있다. ‘간단하다(Brief)’ 혹은 ‘짧다(Short)’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따온 명칭으로 우유의 양은 절반으로 줄이고 나머지를 싱글 크림으로 채워 만든 덕분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며, 디저트로 마시기에도 좋다. ‘토비오(Tobio)’는 드립 커피와 에스프레소의 비율을 1:1로 섞은 커피로, 진한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베리아 반도의 커피 – 스페인 ‘카페 봉봉(Café Bombon)’, 포르투갈 ‘마자그란(Mazagran)’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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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우유와 룽고(Lungo)를 3:1의 비율로 섞어 만든 포르투갈 ‘갈라오(Galao)’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더운 기후인 남유럽의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어떤 커피를 마실까. 열정의 나라 스페인에서는 달달한 커피를 즐긴다. 아침에는 간소한 메뉴와 함께 에스프레소에 연유를 1:1 비율로 넣은 ‘카페 봉봉(Café Bombon)’을 즐겨 마시고, 에스프레소에 꿀과 시나몬, 뜨거운 우유를 더해 만든 ‘카페 콘 밀(Café con Miel)’ 역시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

이와는 달리 포르투갈에서는 조금 더 깔끔하고 심플한 맛의 커피를 즐긴다. 포르투갈 식의 냉커피인 ‘마자그란(Mazagran)’은 진하게 내린 커피, 혹은 에스프레소에 물과 레몬주스 그리고 얼음을 넣어 만든 메뉴다. 레몬의 신맛이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뜨거운(혹은 거품 낸) 우유와 에스프레소를 긴 시간 동안 뽑아 맛을 최대한 추출한 룽고(Lungo)를 3:1의 비율로 섞어 만든 ‘갈라오(Galao)’라는 커피도 즐겨 마신다.

아시아의 커피 – 베트남 ‘카페스어농(Ca Phe Sua Nong)’, 홍콩 ‘위안양(Yuan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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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식 추출도구 핀(Phin)을 활용해 만드는 ‘카페스어농(Ca Phe Sua Nong)’ 
 

차 문화가 발달한 아시아에서도 그들만의 커피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특히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 베트남이 대표적인데, 바닥에 연유를 깔고 그 위에 커피를 부어 마시는 ‘카페스어농(Ca Phe Sua Nong)’이 베트남을 대표하는 커피이다. 보통 ‘핀(Phin)’이라 불리는 베트남식 추출도구를 이용하는데 별도의 포트에 추출하여 옮기는 것이 아니라 컵 위에 올려서 바로 내려 마시는 것이 특징이다. 연유가 들어간 차가운 커피는 ‘카페스어다(Ca Phe Sua Da)이니 베트남에 가면 꼭 마셔보도록 하자.

홍콩의 ‘위안양(Yuanyang)’은 차를 즐겨 마시는 홍콩의 문화가 반영된 커피다. 차와 커피, 그리고 연유를 함께 끓여 마시는 형태로, 길거리 음식에서 발전해 지금은 레스토랑에서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만드는 방법은 찻잎을 우려 끓인 다음 연유를 넣고 다시 끓인다. 마지막으로 프렌치프레스로 커피를 추출해 차와 연유를 끓인 잔에 부으면 완성이다.

아프리카의 커피 – 세네갈 ‘카페 투바(Café Touba)’, 탄자니아 ‘생강커피(Ginger Coffee)’, 에티오피아 ‘부나(Buna)’

다음은 오랜 커피 재배의 역사를 가진 아프리카 대륙이다. 먼저 아프리카 서북부에 위치한 세네갈에는 검은 후추(혹은 향신료), 설탕을 넣어 매콤한 맛을 내는 세네갈의 전통 커피 ‘카페 투바(Café Touba)’가 있다. 생두와 으깬 후추, 향신료를 함께 넣어 로스팅 하는 것이 특징으로 융 필터를 사용해 추출한다.

세계 18위의 커피 생산국 탄자니아의 북부 지방에서는 ‘생강 커피(Ginger Coffee)’를 즐겨 마신다. 얇게 저민 생강을 바닥에 깔고 그 위로 곱게 간 커피가루를 넣어 끓인다. 마지막으로 설탕까지 넣어주면 걸쭉한 식감의 생강 커피가 완성된다.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약효가 있는 건강차 느낌의 전통 커피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감기 걸렸을 때 마시는 생강차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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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전통 커피 주전자 ‘제베나(Jebena)’ 

예멘과 함께 커피의 기원지로 알려진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분나(Bunna)’, ‘부나(Buna)’, ‘분(Bunn)’ 등으로 부른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일 때마다 전통 방식으로 우려낸 커피를 마시는 관례가 있는데, 이 커피는 ‘제베나(Jebena)’라는 전통 주전자에 담아 대접하며 총 3차례에 걸쳐 커피를 우려 진한 커피부터 연한 커피까지 세 가지 맛의 커피를 즐긴다는 것이 특징이다.

커피를 통한 세계 여행이 어땠는가? 각양각색 커피의 세계를 접하며 맛이 궁금했다면 집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시도해봐도 좋겠다. 앞서 소개한 포르투갈의 ‘마자그란’, 홍콩의 ‘위안양' 등은 생각보다 따라 하기 쉬운 레시피들이다. 이 외에도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버터커피‘, 소금과 설탕 등을 함께 넣은 ‘소금커피’ 등 수많은 이색 메뉴가 개발되고 있으니 조금 더 독창적인 것을 원한다면? 나만의 커피 레시피에 도전해보자!

[참고 자료]
아네트 몰배르. 커피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김지현. “달걀•레몬조각•연유까지…세계 이색 커피 열전”. 매일경제, 2016
신수정. “[리얼푸드]검은 후추•레몬 주스…‘헉’소리 나는 이색커피”. 헤럴드경제, 2016
박종만. “탄자니아의 축복, 킬리만자로”. 커피 로드. 네이버캐스트, 2013
“룽고 [Lungo]”. 내 입맛에 딱 맞는 60가지 커피 수첩. 네이버지식백과, 2011
신혜경. “[신혜경의 커피와 경제] (16) 원두커피 구매 때 살펴볼 점과 보관방법 숙지해야”. 조선비즈, 2016
박영순. ”[〈새 연재〉 바리스타 박영순의 커피 인문학] 태초에 커피나무가 있었다!”. 신동아, 2016
Joao Luís Vieira Leitao. “Coffee: Portugal's Other National Drink”. Coffeegook.com, 2006
“Around the World in 31 Coffees [infographic]”. Biteclubeats.com,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