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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알코올, 한 여름밤의 짜릿한 만남

영역을 넘나드는 세계의 커피 칵테일

2017.08.02. 오후 03:20 |카테고리 : Coffee Story

한 여름의 더위를 벗어나기 위해 산과 바다를 찾는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찾아왔다. 하지만 휴가의 설렘도 잠시.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일찍 잠자리에 들기 어려워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술 한잔 생각나기 마련인데 더운 여름에는 도수 높은 술보다 시원한 맥주나 칵테일이 제격이다. 특히 커피에 맥주나 소주, 아니면 위스키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커피 칵테일’은 커피가 지닌 감미로운 향과 깔끔한 뒷맛으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어 세계 곳곳의 펍, 칵테일바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 칵테일은 기존 칵테일과 다르게 만드는 방법도 쉬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SNS를 통해 저마다의 레시피를 공유하는 등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DIY(Do it yourself) 드링크’ 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칵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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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커피는 어울리는 술을 따로 구분할 필요 없이 어떠한 술과도 조화를 이루고 특별한 기술이나 도구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칵테일 아이템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마시는 맥주, 소주를 더치 커피와 간단하게 믹스한 더치 맥주, 더치 소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더치 맥주를 만드는 방법은 기호에 따라 다르지만, 맥주 500ml 기준으로 소주 반잔 가량의 더치 원액을 섞으면 부드럽고 쌉싸름한 맥주 거품에 감미로운 커피 향이 어우러져 부드러운 칵테일로 즐길 수 있다. 더치 소주 역시 소주에 더치 커피를 섞으면 알코올 냄새는 중화되고 소주의 쓴맛도 많이 줄어들어 부드럽고 먹기 좋은 커피 칵테일 소주인 더치 소주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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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 맥주 

그렇다면 전문 칵테일바에서 가장 대표적인 커피 칵테일은 무엇일까? 바로 ‘에스프레소 마티니(Espresso Martini)’와 ‘아이리시 커피(Irish Coffee)’가 꼽힌다. 두 칵테일은 영국의 유명한 주류 정보 사이트인 ‘디포드 가이드(Difford’s Guide)’의 칵테일 명예의 전당에도 오를 만큼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칵테일이다. 이번 컨텐츠에서는 이 두 칵테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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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마티니 

1. 에스프레소 마티니 (Espresso Martini)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보드카와 에스프레소, 커피 리큐르 등을 섞은 것으로, ‘보드카 에스프레소’라고도 불리는 데 나름 탄생 비화라 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1983년, 영국 런던 소호에 위치한 어느 레스토랑에 멋진 여성 손님이 홀로 들어오더니 ‘내가 집중할 수 있도록 정신이 번쩍 들만한 특별한 술을 달라’는 주문을 한다. 당시 바텐더였던 ‘딕 브래드셀(Dick Bradsell)’은 당황하지 않고, 주변에 있던 커피와 보드카를 섞은 커피 칵테일을 제공했는데, 그 손님이 이후 세계적인 톱모델이 되면서 에스프레소 마티니도 덩달아 유명해졌다는 설이 그것이다.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을 만큼 레시피가 간단하다. 에스프레소, 보드카, 그리고 커피 리큐르를 1:1:1로 섞은 후 마티니 잔에 따르면 끝이다. 거기에 가니시로 행복, 건강, 부를 의미하는 커피콩 3알을 멋스럽게 올려 주면 눈도 입도 더 즐거운 칵테일이 완성된다. 현재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그 이름을 딴 축제가 런던에 열릴 정도로 영국을 대표하는 칵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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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 커피 

2. 아이리시 커피 (Irish Coffee)

아이리시 커피는 1940년대 아일랜드 서부에 있던 포이네스 포트(Foynes Port) 여객선 터미널에 서 근무한 셰프 ‘조 셰리단(Joe Sheridan)’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운 겨울 대서양 횡단 여행을 즐기는 미국인 승객들의 몸을 따뜻하게 해 주기 위해 커피에 아이리시 위스키를 넣어 제공한 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이후 아이리시 커피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커피 칵테일의 대명사격이 됐으며 많은 바텐더들에 의해 다양하게 변형, 발전하게 된다. 아이리시 커피에서 파생된 인기 있는 커피 칵테일로는 아이리시 위스키 대신에 브랜디를 섞은 ‘로열 커피’, 커피 리큐르와 데낄라 등을 더한 ‘멕시칸 커피’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리시 커피 역시 만드는 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레몬, 설탕, 아이리시 위스키, 그리고 휘핑크림만 준비하면 된다. 먼저 에스프레소 30ml를 추출해 두고, 아이리시 커피를 담을 컵에 레몬즙을 바르고 설탕을 묻혀준다. 그리고 물 180ml과 에스프레소를 컵에 붓고 아이리시 위스키 15ml 넣어 준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설탕을 넣어 주고 휘핑크림을 올려 마무리를 하면 된다. 단, 아이리시 위스키가 알코올 도수가 높기 때문에 술이 약한 사람들은 반드시 위스키의 양을 조절해야 한다.

3. 세계 곳곳에서 열풍이 부는, 커피 칵테일의 새로운 시도들

최근 런던, 뉴욕, 멜번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는 에스프레소 마티니와 아이리시 커피를 넘어선 다양한 커피 칵테일 개발이 시도되는 추세다. 이는 커피콩 각각의 개성을 살리는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콜드 브루와 니트로 커피의 인기로 칵테일 개발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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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는 새로운 커피 칵테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바텐더와 바리스타가 협업하는 바들이 생겨났는데 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완벽한 드러나는 칵테일의 맛을 찾기 위해 런던의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한 바리스타가 직접 블렌딩한 커피를 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뉴욕에서 커피 칵테일은 인근 카페와 차별화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선보일 정도로 전문 카페라면 꼭 갖춰야 할 메뉴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카페 트렌드는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카페들 중심으로 번져가고 있으며 이들 카페의 시그니처 음료는 커피가 아니라 커피 칵테일일 정도다. 최근에는 보드카, 브랜디를 사용한 기존 칵테일과 다르게 일본 소주를 첨가한 이색적인 커피 칵테일을 브런치 메뉴로 내놓는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칵테일 음료를 선보인 카페들도 생겨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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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커피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대회도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 커피 이벤트(World Coffee Event)는 2011년부터 매년 최고의 커피 칵테일을 가리는 ‘세계 커피 굿스피릿 대회(World Coffee in Good Spirit Championship)’를 세계 각지를 돌며 개최해 오고 있다. 이 대회에서는 커피와 알코올의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우승의 관건이다. 2014년 호주에서 열렸던 대회에서는 우리나라의 김영진 바텐더가 에스프레소와 오렌지향의 코냑을 섞은 커피 칵테일을 선보여 파이널리스트 6명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또한, 지난 5월 8일 호주에서는 올해 최고의 커피 칵테일을 꼽는 ‘바텐더 VS. 바리스타’ 경기도 펼쳐졌다. 우승자는 호주를 대표해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모닌 커피 크리에이티비티 컵(Monin Coffee Creativity Cup)’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이처럼 최고의 커피 칵테일을 위해 바텐더와 바리스타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펼치는 다양한 시도는 커피 애호가와 애주가들의 눈과 혀를 즐겁게 한다. 그렇다면 커피 칵테일은 커피일까? 술일까? 커피는 정신을 고양시켜 심신을 깨우고 술은 서둘러 잠들게 하니, 규정하기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어찌 됐든 이렇게 서로 상반된 개성이 최적의 조합으로 만나 커피 칵테일로 빛을 발하기 때문에 절묘한 균형이 담긴 ‘매력의 맛’이라는 데에는 아무도 다른 의견이나 반대가 없을 것이다.

[참고자료]
Difford’s Cocktail Hall of Fame –the all- time best known cocktail, Difford’s Guide
Irish Coffee, Difford’s Guide
Vodka Espresso/ Espresso Martini, Difford’s Guide
Espresso Martini(Simple 3 equal parts recipe), Difford’s Guide
https://www.worldcoffeeingoodspirits.org
The Rise and Rise of coffee cocktails REFINERY29, Rose Lander, Refinery29, 2017.04.12
An espresso martini festival is coming to London, Laura Richards, TimeOut, 2017.07.05
Melbourne Bartenders vs Baristas takes place 8 May, BeanScene Magazine, 2017.05
Spiking Coffee Gives New York Bars a Fresh Buzz, Brian Sloan, The New York Times, 2016. 07.20
A Look Inside Kobrick Coffee Co’s Jersey City-based Roasting Plant, Gillian Blair, JERSEY DIGS 2017.05.19
Coffee cocktails: From barista to bartender, Lou Bustamante, San Francisco Chronicle 2016.10.05
6 Coffee Cocktails That Took Top Honors At The 2014 World Coffee In Good Spirits Championship, Sprudge Staff, 201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