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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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룰스의 시작을 찾아서 떠나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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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ISTAR가 살펴본
에티오피아 커피의 일생

커피나무의 하얀색 꽃자리에 맺힌 녹색 열매가 붉은 커피체리로 수확되고 다시 검은 콩으로 우리에게 오기까지 거치는 과정을 뒤쫓았다. Cherry to Cup, 커피체리에서 컵까지.- 글 : 조혜선(바리스타), 사진 : 신미식
2014.05.13. 오후 03:54 |카테고리 : Origi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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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묘목 심기

커피나무의 씨앗부터 배양(Nursing)하는 과정을 거치거나 그렇지 않으면 어린 커피 묘목을 밭에 심는다. 이 커피 묘목 심기(Planting)에 대한 농부의 설명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긴 세월을 거친 노하우가 담겨 있다. 짐마에서 만난 농부 타리쿠(Tariku) 씨의 경우, 먼저 땅에 적당히 구멍을 파고 손을 펴서 크기를 가늠한다. 구멍의 넓이는 가로세로 각 한 뼘 정도인 20cm. 이번에는 깊이다. 땅 표면에서 구멍의 바닥까지를 팔꿈치부터 손끝 사이의 길이로 잰다. 손끝까지는 대략 50cm가 된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은 1m가 기준이다. 더 많은 수확을 위해서 농부들은 나무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땅속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땅을 엎어서 섞어주고 유기농 비료를 만들어서 뿌려준다. 그리고 커피 농사만의 특징이랄 수 있는 셰이드 트리(Shade Tree), 일종의 ‘그늘막 나무’를 키워서 커피나무에 그늘을 만들어준다. 커피나무 수령이 오래돼서 충분한 수확을 거두지 못하면 가지치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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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지치기

커피나무를 심으면 처음 몇 년간은 빠른 속도로 자란다. 가지도 많아진다. 더 많은 열매를 맺도록 영양분이 커피체리에 전달되려면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또 나무가 너무 웃자라면 수확할 때 힘들다. 알맞은 형태로 가지를 치면 수확할 때 편리하다. “수령이 30~60년이 되거나 열매를 맺지 못하면 나무 밑동을 이렇게 45cm 높이에서 사선으로 자르죠. 반드시 사선으로 잘라야 해요. 그러면 옆에서 가지가 6~8개 정도 나요. 그 중에서 가지 3개만 남기고 나머진 잘라내요. 다시 셋 중에서 가지 한 개만 최종적으로 남기지요.” 타리쿠 씨가 직접 나이 든 커피나무를 하나 골라서 순식간에 잘라낸다. 이제 나무는 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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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잡초 제거와 비료 주기

와인에 와이너리가 중요하듯 커피 역시 땅이 중요하다. 좋은 커피를 위해 토양의 상태를 확인하고, 주변의 잡초를 제거한다. 커피나무는 많은 양의 칼륨, 질소, 인산을 필요로 한다. 나무는 1m 간격을 유지한다. 유기농 비료를 이용해 나무를 곤충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성장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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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확

보통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나무는 11월이 되면 빨간 커피체리를 맺는다. 농부는 잘 익은 커피체리를 선별적으로 수확해 협동조합으로 가져간다(협동조합에 소속되지 않은 농부는 중간상인에게 커피체리를 판다). 농부는 가져온 커피체리의 무게를 재고 영수증을 받아 간다. 수확철 내내 주기적으로 농부들은 수확한 커피체리를 협동조합으로 가져가서 영수증을 받는다. 수확이 끝난 후 커피 무게에 책정된 금액에 따라 돈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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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웨트 밀

웨트 밀의 호퍼에 채워진 커피체리는 수세 또는 자연건조 과정을 거친다. 수확철의 수세 공정은 농부들이 커피체리를 조합으로 가져오는 오후 4시부터 새벽까지 계속 이루어진다. 수세 공정의 경우 커피체리를 수확하고 나서 되도록 빠른 시간에 이뤄져야 질 좋은 커피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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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커핑과 그레이딩

ECX에서 이뤄지는 커핑에는 한 트럭당 3kg 정도의 샘플이 필요하다. 짐마 ECX의 총책임자이자 큐그레이더(Q-grader)인 티그루(Tiglu) 씨는 트럭에서 가마니 하나를 골라 여러 지점에서 생두를 채취한다(위, 중간, 아래 이렇게 세 곳). “샘플은 랩실로 가져와 파치먼트를 제거(워시드 커피의 경우)한 후 손으로 디펙트를 골라내죠. 커피 스크리너를 이용해 생두 사이즈를 잰 후에 로스터로 샘플 로스팅을 하면 커핑 준비가 완료돼요. 13g씩 5잔을 준비해 커핑을 하면서 커핑 시트(채점지)로 점수를 매기며 커피의 등급을 정하게 됩니다.” 짐마ECX에는 큐그레이더가 5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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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드라이 밀

에티오피아 최대 규모의 드라이 밀 공장인 호라이즌(Horizon)사의 창고에는 에티오피아 이곳저곳에서 가공과정(수세 또는 자연 건조)을 마친 파치먼트나 생두가 바이어와 수출업자에 의해 출고되기 전까지 대기하고 있다. 트럭을 통해 창고로 모인 파치먼트와 생두는 재배지와 협동조합, 수확 날짜와 가공된 날짜별로 분류되어 쌓인다. 창고는 구역이 구체적으로 지정되어 있고, 모든 자루(Jute Bag)는 이름표를 부착해 관리한다. 수출되기 위해 옮겨진 파치먼트와 생두는 무게를 잰 다음 선별기로 옮겨진다. 진동을 이용한 이 선별기에서 가벼운 파치먼트(낮은 등급)와 무거운 파치먼트(높은 등급)가 각각 나뉜다. 생두의 밀도가 높다는 것은 영양과 수분을 충분히 공급 받아 잘 자란 열매라는 뜻이기 때문. 또, 균일하게 건조된 생두는 밀도도 적당하다. 적당한 밀도를 지닌 파치먼트가 선별되면 생두의 외피인 파치먼트가 제거된다. 생두의 모습을 드러낸 후 다시 한 번 진동을 이용한 선별기로 이동된다. 이 선별 작업에서는 생두의 크기와 밀도에 따라 최종 등급이 정해진다. 생두에 포함되어 있던 디펙트도 이 과정에서 골라낸다. 분류작업이 끝나면 이제 생두는 사람의 손에 맡겨진다. 긴 벨트 위에서 검은 손으로 디펙트를 고르는 모습은 에티오피아 커피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색색의 머플러를 두른 여인들의 모습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담은 에티오피아 커피가 완성되는 순간인 것이다. 이렇게 모든 과정이 끝나면 생두는 수입업자의 요구대로 포장이 이뤄진다. 에티오피아 전역에서 자라는 시살(Sisal)나무의 줄기로 만드는 자루는 오래전부터 생두를 담는 용도로 사용돼왔다. 질기고 통풍이 잘되는 자루는 커피의 긴 역사와 늘 함께해왔지만 최근에는 이런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소비국으로 이송되는 동안 공기나 이물질에 접촉되어 생두의 향미가 손상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몇 년 전부터 스페셜티 커피 같은 최상급 생두는 그레인프로(Grain Pro)라는 비닐에 담고 있다. 그레인프로에 생두를 밀봉한 후 자루(Jute bag)에 다시 한 번 담아 수출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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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로스팅

예열된 로스터에 생두를 투입하고 가스와 배기를 조절하여 볶으면 수분은 감소하고 부피는 팽창한다. 이때 수많은 열분해 반응이 일어나 맛과 향미 성분으로 변한다. 로스팅 과정에서 커피 내부의 압력 증가는 두 번의 팝핑(Popping) 단계를 거친다. 그린에서 브라운으로 변하는 색과 두 번의 팝핑 소리가 커피가 볶아지는 정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개인의 기호와 생두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특징에 따라 약, 중, 강 또는 더 세분화된 단계로 로스팅을 한다. 로스팅된 후 원두는 캐러멜화가 돼서 당분이나 맛의 오일들을 일시적으로 보호해주지만 이산화탄소가 사라지면 맛도 떨어진다.

* ECX(Ethiopia Commodity Exchange)란?

에티오피아의 커피는 모두 ECX로 모인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에티오피아 선물거래소를 뜻하는 ECX는 에티오피아 커피(농산물) 등급을 책정하고 가격과 유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산하기관이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를 포함해 에티오피아 커피 재배 지역 8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ECX의 주된 업무는 커피의 맛을 점검하고(Cupping), 등급을 매기고(Grading),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것(Storage)이다. 이 과정을 마치면 수도인 아디스아바바 본사로 옮겨서 수출업자와 바이어들이 모인 가운데 경매(Auction)를 통해 판매하게 된다. 웨트 밀 단계에서 가공을 마친 파치먼트 또는 생두 상태로 트럭에 실려 각 지역의 ECX로 옮겨진다. 보통 트럭 1대가 10톤 정도의 커피를 실어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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