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신혼여행지이자 항공승무원들이 추천하는 휴가지 1위,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의 유명한 대사인 ‘니가 가라 OOO’의 그곳. 그렇다 이번 컨텐츠에서 소개할 원두 생산지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한번쯤 꼭 가고 싶은 곳 하. 와. 이 다. 하와이에 가면 넘실거리는 푸른 태평양 바다에서 휴양을 즐기는 것만큼 꼭 사와야 하는 쇼핑 리스트가 있다. 바로 특유의 꽃향기와 과일향이 일품인 ‘하와이안 코나(Hawaiian Kona) 커피’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하와이는 모든 섬이 화산섬이자 킬라우에아산(Kilauea Mt.)과 마우나로아산(Mauna Loa Mt.) 등 섬 곳곳에서 여전히 화산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화산지역이 커피나무를 키우는 곳으로 적합해 보이지 않을 수 있는데 사실 화산지대 토양은 미네랄이나 양분이 많이 있는 화산재, 응회암, 현무암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물이 고여있지 않고 배수가 원활해 커피나무 경작에 적합하다. 이 때문에 하와이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커피 재배가 가능한 지역이며 특히 ‘코나(Kona)’ 지역에서 생산되는 하와이안 코나(Hawaiian Kona) 커피는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Jamaica Blue Mountain), 예멘 모카 마타리(Yemen Mocha Mattari)와 함께 세계 3대 커피로 꼽히고 있다.

ⓒ baristarules.maeil.com
하와이 커피의 주요 특징  

하와이안 코나 커피 대신 ‘코나 커피’라고도 불리는 이 매력적인 품종이 나오는 코나 지역은 ‘빅아일랜드’로 불리는 하와이섬(Hawaii Island)의 남서쪽 해안 지역에 위치해 있다.

코나 커피는 우리에게도 ‘톰 소여의 모험’으로 잘 알려진 작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 하와이에 머무르며 썼던 책 ‘하와이에서 보내는 편지’에서 아래와 같은 호평을 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Kona coffee has a richer flavor than any other, be it grown where it may and call it by what name you please”
“코나 커피는 여타 어느 지역에서 재배되는 커피보다 풍성한 향미를 가졌고, 최고의 커피가 자라야 할 바로 그곳에서 재배되고 있기에 당신의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1) 천혜의 자연조건 아래 자란 최상의 원두, 코나 커피

코나 커피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피 원두 중 하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커피를 재배하는 데에 최적화된 토양과 기후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섬세한 맛과 풍성한 향미의 코나 티피카(Typica) 품종이 주로 재배되는 코나 커피 벨트는 땅속에 뜨거운 마그마를 품고 있는 후알랄라이(Hualalai Mt.)와 마우나로아 산(Mauna Loa Mt.) 주변의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코나 지역의 토양은 화산재가 넉넉하게 쌓인 화산토로 물 빠짐이 좋고 미네랄이 풍부해 커피나무가 자라는데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적당한 강수량과 충분한 일조량까지 갖췄다.

ⓒ baristarules.maeil.com 
하와이 코나 커피의 주요 재배지  

다만, 특이한 점은 코나 커피 농장들이 해발 150m에서 915m 사이의 비교적 낮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커피나무 특성상, 커피 체리가 빨리 익어버린다거나 각종 병충해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거나 하는 등의 이슈가 있는 저지대보다는 고지대에서 고품질 커피들이 많이 재배되기 때문이다.

하와이 커피 농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나 커피가 최고의 커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하와이가 가진 ‘섬’이라는 특징이 저지대의 한계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1~2시쯤 되면 구름이 나타나 커피나무에 쾌적한 그늘을 제공하고, 태평양의 시원한 바닷바람은 커피 체리의 열을 식힌다. 또한 규칙적으로 내리는 비는 커피콩을 일정하게 수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듯 하와이가 지닌 천혜의 자연조건은 저지대에서도 고산지대와 같은 고품질의 커피가 생산되게끔 하고 있다.

(2) 과학과 기술을 더한 코나 티피카

하와이는 원래 커피가 자생한 섬이 아니다. 현재 코나 지역의 커피는 대부분 과테말라를 거쳐 들어온 티피카 품종이다. 이 품종은 1892년 헤르만 와이드만(Herman Weidemann)이 들여온 것으로 ‘코나 티피카(Kona Typica)’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처음 빅아일랜드의 코나 지역에 온 커피나무는 과테말라가 아닌 브라질산이었다. 1825년 오하우의 통치자였던 보키(Boki) 총재가 브라질에서 가져온 커피 묘목을 오하우 마노아(Manoa) 계곡에 심었다. 이 커피나무들이 잘 자라게 되면서 오하우의 다른 지역과 인근 섬까지 전파되었고, 선교사였던 사무엘 러글스(Samuel Ruggles)가 1828년에 이 커피나무를 꺾어다 코나에 심었다.

@en.wikimedia.org 

사무엘의 브라질산 커피나무도 인기 있었지만 이후에 헤르만이 들여온 과테말라산이 향미나 맛에서 훨씬 뛰어나다 보니 많은 커피 농장들이 점점 브라질산 대신 ‘코나 티피카’를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과테말라에서 들어온 티피카 품종은 병충해에 약한 원종으로 따뜻한 하와이 기후에 맞게 개량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에 커피 농장들은 하와이 기후에 적합한 병충해에 강한 품종으로 개량하고자 지속적으로 재배 기술을 개발했고, 현재도 ‘하와이커피생산자협회’, ‘하와이 코나 주립대학’ 등 다양한 연구 기관들이 코나 커피의 과학적 재배를 위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브라질산 커피나무들은 어떻게 됐을까? 브라질산 커피나무의 자손들도 하와이 여러 지역과 코나 지역에도 여전히 재배되고는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앞서 작가 마크 트웨인이 찬사를 보냈다는 커피는 사실 ‘코나 티피카’가 아닌 브라질산 커피나무였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품종과 상관없이 그만큼 코나 지역의 커피가 뛰어나다는 것이 아닐까.

(3) 최고의 향미, 하와이안 엑스트라 팬시(Hawaii Kona Extra Fancy)

하와이 커피의 주요 생산지는 코나 지역 외에도 카우아이(Kauai), 몰로카이(Molokai), 마우이(Maui), 오하우(Ohau) 등이 있으며 주 품종은 아라비카 종으로 주로 9월에서 이듬해 1월에 수확한다.

코나 커피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생두의 크기와 결점두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좋은 생두란 외형이 평편한 단면이어야 하고, 길쭉해야 한다. 가장 높은 등급인 코나 엑스트라 팬시(Kona Extra Fancy)는 이러한 생두 모양에 고급스러운 신맛과 단맛, 부드러운 바디감과 깊고 풍부한 아로마까지 갖춰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하와이안 코나 커피는 ‘코나’라는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되어 희소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원두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핸드피킹으로 붉게 물든 잘 익은 커피 체리만을 골라 채취하다보니 인건비와 생산비가 높아 가격이 비싸다. 귀하신 몸이다 보니 하와이 주는 코나 커피가 10%만 섞여있어도 봉투에 ‘코나’라고 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래서 코나 커피라고 구입했어도 10%만 코나 커피이고 나머지 90%는 저렴한 원두일 수도 있다. 때문에 원두 구입시 꼼꼼히 함량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참고자료]
커피덴셜, 송인영, 아이비라인 2015
커피중독, 아네트 몰배르, 최가영(역), 시그마북스, 2015
하와이 커피,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하와이안코나,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Kona Coffee, WIKIPEDIA
National Coffee Association of U.S.A, Inc
Hawaii Coffee Association
How Typica is Your Kona Coffee? by Karen Paterson, Hula Daddy Kona Coffee, 2011.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