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Coffee

Coffee Lab

원두부터 맛있는 커피 한잔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Coffee Lab

당신의 홈 커피가 2% 부족한 이유

홈 카페, 항상 맛있는 커피 만들기

2016.03.23. 오후 06:42 |카테고리 : Coffee Lab, 미분류

지친 몸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휴식할 수 있는 곳. 집이란 그런 곳이다. 편안히 누울 수 있는 공간만 허락된다면 그걸로 감사하다. 거기에 우리라면 한가지 생각을 더 떠올린다. 나른한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커피 향이 더해진다면 더 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이 생각이 끝나면 곧장 커피를 추출할 정도로 우리는 이미 커피에 푹 빠져있다. 다만 이따금씩 기대했던 맛이 나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우리가 집에서 만드는 커피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까? 커피 추출 장비에 큰 문제가 없다면 무엇인가 다른 비법이 있을 터. 카페 문을 살짝 열고 항상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들의 비법을 들여다보자.

3월4차_001(원본) Coffee Lover / Shutterstock.com

홈 카페는 하나부터 열까지의 모든 과정이 당신의 손을 거치게 된다. 직접 원두를 고르고(직접 로스팅하는 애호가들도 있다) 그라인더로 분쇄를 한 뒤 모카포트, 에어로프레스, 핸드드립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데 그 과정 자체도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면 즐거움이 두 배가 되리라. 여기에 만들어 마시던 커피가 항상 최상의 맛을 뽐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쉽게 놓치고 있었던 부분에 조금만 신경을 써주면 커피의 맛을 한층 높일 수 있다.

3월4차_002(원본) De Repente / Shutterstock.com
물은 커피의 99%를 차지한다

그 중 하나는 질 좋은 물을 준비하는 것이다. 의외로 물은 커피의 풍미를 좌우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총 용존 고형물(TDS, Total Dissolved Solids) '(물에 녹아있는 고형물질의 총량)이라는 개념을 통해 물의 순도를 측정하고 커피를 추출할 때 활용한단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커피 추출에 적절하다고 제시한 TDS는 50~100ppm인데 수돗물은 500ppm으로 기준치를 훨씬 초과해 커피 추출에는 적합하지 않다. 다행히 질 좋은 물을 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생수를 구입하거나 수돗물을 정수해서 사용하면 된다. 다른 과정에 집중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니 꼭 기억해두자.

3월4차_003(원본) Chris Hill / Shutterstock.com
입자를 고르게 분쇄할수록 좋은 커피에 가까워진다

홈 커피의 맛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좋은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비싼 에스프레소 머신에 투자할 돈을 줄이고 좋은 그라인더를 구입하라고 입을 모은다. 그 이유는 분쇄된 커피가루의 입자가 고르지 못하면 아무리 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해도 커피의 향미가 불안정 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드는 커피 맛이 들쑥날쑥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불규칙하게 어떤 날은 굵고 또 어떤 날은 가늘게 분쇄되면 결과적으로 추출되는 속도가 매번 달라지게 되고, 이는 결국 커피의 맛을 일정하지 않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물이 가루를 통과하는 속도는 가루의 굵기에 따라 달라지고 이 속도를 알맞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굵기로 분쇄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서 좋은 그라인더가 필요한 것이다.

그림1 Nicholas Lundgaard / flickr.com(좌), flickr.com(우)
Flat burr(좌)와, Conical burr(우)

그렇다면 우리가 그라인더를 구입할 때에는 무엇을 중점적으로 봐야 할까? 그라인더의 칼날 형태를 유심히 보라. 일반적인 블레이드 형(가정용 믹서기)은 일정하게 갈아내지 못해 바리스타들에게 특히 외면받는다. 우리는 바리스타들이 선호하는 것을 잘 따라가면 된다. 그들은 평면형 버(Flat burr)와 원추형 버(Conical burr)를 선호하는데 특히 원추형은 회전수가 낮고 발생하는 열이 적어서 향미의 손실이 적다. 또 저가형 그라인더들은 분쇄 굵기를 단계별로만 설정할 수 있는데 비해 고급형은 아주 미세하게 조절이 가능하다. 이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아내는데 아주 중요한 기능이다.

3월4차_005(합본)바리스타1 ⓒBaristar Rules Facebook
티스트레이너를 이용한 미분 제거  

아직 좋은 그라인더를 구입할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가?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핸드밀을 이용해도 된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핸드밀로 원두를 분쇄한 뒤에 티스트레이너(거름망)로 미분(미세한 가루)을 걸러 내주면 손쉽게 입자를 균일하게 만들 수 있다. 미분은 원두가 분쇄 날에 갈릴 때 생기는 마찰열로 탄 맛과 쓴맛을 강하게 내기 때문에 미분을 걸러내고 커피를 추출하면 안정감 있는 맛을 낼 수 있다.

이러한 방법들을 활용한다면 기존 장비로도 평소에 마시던 커피보다 더 나은 향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면 아래의 표를 참고해서 다시 한번 시도해보라. 한 번의 시도로 당신의 홈 시그니처 커피를 찾을 만큼 커피의 세계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터이니.

 

과소추출

과다추출

커피가루 부족

해결방법

물 온도는 높게

가루를 가늘게

추출시간을 길게

물 온도를 낮게

가루를 굵게

추출시간을 짧게

담는 커피의 양을

정확하게

아! 마지막으로 한가지가 더 남았다. 항상 컵을 따뜻하게 데우는 것을 잊지 말자. 아무리 맛있게 만든 커피라도 차가운 잔에 따라 마시게 된다면, 금방 식어버린 커피를 보며 '오늘도 실패인가?'라고 읊조릴지도 모른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당신 옆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있었다면 당신이 만든 커피를 홀짝거리며 이렇게 격려의 말을 건넸을 것이다.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결심하지. 그래도 똑같은 실수를 두 번씩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않아. ∙∙∙∙∙∙중략∙∙∙∙∙∙ 그리고 똑 같은 실수를 세 번은 저지르지 않으리라고 결심하지.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지. 조금씩이지만 그래도 나아지는 건 분명해.' 댄스댄스댄스 中

[참고자료]
매트 로빈슨. 커피 러버스 핸드북. 박영순 외 3인(역). 서울: 커피비평가협회 진서원, 2015.
이승훈. “올 어바웃 에스프레소”. Coffee&Tea. 네이버 지식백과.2015
Baristar Rulse Facebook.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