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의 동부에 위치한 고토구(Koto-Ku, 江東区)는 미다강과 아라강의 사이에 있으며, 도쿄만[東京湾]에 닿아 있다. 보통의 도쿄 여행자들이 찾을 만한 '볼 거리'가 있는 지역은 아니지만 세계 커피 시장에서 서드 웨이브의 중심에 있는 카페들이 상륙하고 각자의 개성으로 무장한 카페들이 자리잡고 있어 최근 커피 애호가들의 구미를 당기는 지역이다.
새로운 카페 명소로 부강하고 있는 고토 구의 기요스미 시라가와. 혼잡한 도시에서 조금 벗어나 사람 냄새 나는 동네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이번 편에서 소개하는 카페들이 여행지에서 쉬어갈 수 이는 카페들로 적격이다. 조용한 주택가 사이에 독특한 매력을 자랑하는 취향 저격 카페 4곳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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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질랜드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이키 에스프레소(IKI ESPRESSO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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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외부
커피 마니아인 테루 하라세(Teru Harase) 씨와 그의 뉴질랜드 출신 와이프 킴(Kim)씨가 기요스키 시라가와에 문을 연 ‘이키 에스프레소(iki espresso)’. 이키 에스프레소는 조용한 일본 주택가 지역에 뉴질랜드 문화를 적절히 담아낸 카페로 보인다. 하라세 씨와 김 부부는 연애시절 뉴질랜드에서 만나 일본에 정착하며 카페를 시작했는데, 지역 주민들에게 뉴질랜드 커피 문화를 전하고 부담 없이 사교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키 에스프레소는 이곳 기요스미 시라가와 지역이 카페 명소로 거듭나게 한 데 일조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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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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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자 형 브루잉 바
바리스타룰스가 이키 에스프레소를 방문한 날은 다행히도 날씨가 좋아 이곳 카페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접이식 통유리 문을 활짝 열면 매장 전체에 햇빛이 들어와 채광이 매우 좋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창가 쪽 자리에 앉아 생기 넘치는 카페 분위기와 한적한 동네의 정취를 함께 만끽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키 에스프레소 매장 구조가 특이했다고 느꼈던 이유는 작은 ‘ㄱ’자형 브루잉 바(bar) 때문이다. 주문을 받은 바리스타는 카운터에서 나와 매장 가운데 설치된 브루잉 바에서 드립 커피를 제조한다. 이런 모습이 신기했는지 바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 손님들도 있었고 늘 있는 일이라는 듯 바리스타와 잡담을 나누는 단골 고객도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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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제 베이컨 에그 베네딕트, 아보카도 토스트, iki 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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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블랙, 플랫 화이트, iki 드립커피
브런치 메뉴를 판매하는 카페다 보니 아침부터 혼자서 혹은 삼삼오오 모여 카페를 찾는 방문객들이 많았다. 바리스타룰스도 아침 시간에 방문해 뉴질랜드의 대표 브런치 메뉴인 아보카도 토스트와 에그 베네딕트, 그리고 루꼴라와 훈제 연어가 들어간 에그 토스트를 주문했다. 겉보기에 밋밋한 맛을 예상했던 아보카도 토스트는 새콤달콤한 시즈닝 소스와 고소한 아보카도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메뉴일 것 같다.
뉴질랜드 문화를 가져온 카페에 방문한 만큼 롱블랙 커피와 플랫 화이트 커피 메뉴를 주문했다. 아이스 롱블랙에서는 일반적인 아메리카노보다 조금 더 진한 커피맛을 느낄 수 있어 이른 아침 몽롱한 정신을 일깨우는데 제격이라 느껴졌다. 카페라떼 잔보다는 작은 커피 잔에 나온 플랫 화이트는 라떼보다 입자가 작은 밀크폼의 텍스처가 부드럽게 느껴지는 동시에 커피맛은 더 진하게 다가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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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2-2-12, Tokiwa, Koto-Ku
홈페이지: https://www.ikiespresso.com
연락처: +81 3-6659-4654
영업시간: (월~일) 08:00-19: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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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유로운 영혼의 로스터가 있는 ‘어라이즈 커피 로스터스(Arise Coffee Roa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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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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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지붕의 어라이즈 카페 건물
눈에 띄는 파란 지붕을 가진 ‘어라이즈 커피 로스터스(Arise Coffee Roasters, 이하 어라이즈)’는 사거리 모퉁이에 위치한 작은 카페다. 매장 안에 들어서면 ‘잡다하다’라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 수 있다. 선명한 빛이 도는 프로모델 스케이트보드가 즐비하게 걸려있고 아프리카를 연상시키는 장식물들이 협소한 공간 곳곳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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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 보드와 아프리카 지역 장식물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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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이즈의 오너, 히야시 다이키 씨
오너 겸 로스터인 히야시 다이키 씨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곳 카페는 더 이상 잡다한 카페가 아닌 정감 가는 카페로 탈바꿈된다. 중절모에 레게 헤어스타일이라는 독특한 패션을 고수하는 그만의 개성. 그리고 언제나 즐겁게 커피를 로스팅하고 브루잉 해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다이키 씨의 유쾌함은 이곳 카페의 시그니처다. 원래 의류 업계에서 근무했다는 그는 손을 쓰는 일이 좋고 좀 더 일상과 연관성이 더 높은 일을 하고 싶어 로스팅 도매회사로 이직했다고 한다. 커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실제로 생산지를 찾아다니며 커피의 깊은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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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잉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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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이즈에서 자체 로스팅한 커피 원두
방문 당시 어라이즈는 남미와 아프리카, 이사아 지역의 13개 싱글 오리진 커피 원두를 판매 중이었다. 과일향이 짙게 드러나는 라이트 로스팅 원두부터 확실한 무게감이 돋보이는 원두까지 폭넓게 보유하고 있어 취향에 따라 주문이 가능해 좋았다. 다이키 씨의 추천을 받아 주문했던 도미니카 공화국 원두는 상큼한 베리 향이 강하게 감돌았다. 어라이즈 커피 로스터스의 경우, 아이스 커피는 따로 제공하지 않으니 따뜻한 핸드드립 커피 한 모금으로 요즘 같은 쌀쌀한 가을 날씨를 만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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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丁目-13-8 Hirano, Koto-Ku
홈페이지: http://arisecoffee.jp
연락처: +81 3-3643-3601
영업시간: (화~일) 10:00-18:00, 월요일 휴무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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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뉴질랜드의 개방감을 담은 ‘올프레스 에스프레소(Allpress Espre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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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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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건물
비교적 매장 규모가 큰 ‘올프레스 에스프레소 도쿄 로스터리&카페(Allpress Espresso Roastery&Café, 이하 올프레스)’는 도쿄 현대미술도서관 근처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새로운 커피 문화의 발산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뉴질랜드의 인기 로스터리다.
1986년 아직 뉴질랜드에서 에스프레소가 드물었던 시기에 마이클 올프레스 씨가 자그마한 커피 카트로 창업한 데서 시작했다고 한다. 높은 품질의 커피 원두를 사용해 에스프레소 맛을 끌어올리겠다는 올프레스의 고집스러움이 높은 평가를 받아 뉴질랜드 전역뿐만 아니라 호주와 영국까지 인기를 끌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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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 로스팅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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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산지의 커피 생두 마대
이곳 로스터리는 옛 목재 창고를 개조한 건물로, 서민 동네에 녹아든 정과 모던한 디자인이 융합되어 있다. 분위기는 물론이고 안으로 들어가면 층이 트여 있어 널찍한 공간이 일본 같지 않다. 유리로 구분된 안쪽 로스팅 룸에는 거대한 최신형 15kg LORING 로스팅기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고토 구 방문자들에게 올프레스를 꼭 추천하는 이유는 로스팅 룸에 직접 들어가 로스팅하는 장면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로스팅을 하기 때문에 평일에 방문하면 영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로스팅 룸 내부 견학이 가능하다.
매장 직원은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는 아라비카종 스페셜 등급 중 엄선해 올프레스 원두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모두 스페셜티 원두라고. 또한 정기적으로 거래하는 농원과 공장을 방문하고 생산 과정부터 시장까지 유통 과정도 직접 확인한 후 원두를 구매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로스팅은 숙련된 전문가가 연기 속 오염 물질이 원두에 붙지 않도록 열풍식 로스팅기로 생두를 속까지 얼룩지지 않게 볶으며 품질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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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롱블랙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올프레스 커피는 산미와 쓴맛, 단맛의 균형이 잡힌 독특한 맛이 난다는 후기들이 많다. 화창한 날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테라스 자리에 앉아 아이스 롱블랙을 한 잔 마시며 주위 경관을 둘러보자. 진한 커피 한 모금을 들이키며 정면을 내다보면 조용한 일본 주택가의 정취가, 뒤를 돌아보면 넓은 개방감을 자랑하는 뉴질랜드 감성이 느껴질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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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3 Chome-7-2 Hirano, Koto-Ku
홈페이지: https://allpressespresso.com/
연락처: +81 3-5875-9392
영업시간: (월~금) 08:00-17:00, (토~일, 공휴일) 09:00-18: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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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말의 즐거움을 커피로 전하는 ‘선데이 주(Sunday 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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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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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도로 변에 위치한 카페 건물
고토 구의 마지막 카페 방문지는 ‘선데이 주(Sunday Zoo)’이다. 선데이 주는 오쿠노 씨 부부가 2014년 1월부터 시작해 조용한 주택가 1층에 자리 잡은 작은 스텐드 형 카페다. 따뜻하게 맞아주는 오쿠노 씨 부부처럼 선데이 주는 언제나 손님들을 반겨줄 것 같지만, 의의로 쉽게 방문하기는 어려운 카페다. 이곳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에만 영업하기 때문에 오픈 시간과 휴무일을 사전에 꼭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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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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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오 V60를 이용해 추출 중인 오쿠노 씨
가게 내부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수공예품들과 벽에 장식된 소품들로 정감이 간다. 카운터부터 잡화를 진열해둔 선반까지 부부가 직접 만든 것들이라고 한다. 이곳 커피를 마셔보면 잡화들에 깃든 부부의 세심함과 정성이 선데이주 커피에 고스란히 들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오쿠노 씨가 커피를 제조할 때 어느 하나 한 번에 대충 끝내는 일은 없었다. 커피를 그라인딩 할 때도 로스팅된 커피를 소분하여 가루의 입자를 확인해가며 섬세하게 그라인딩을 마친다. 물을 끓이며 중간중간 온도계로 체크하고 브루잉할 물의 온도를 정확히 맞춘다. 추출 전 모든 준비 과정을 완벽히 마치고 나서야 ‘하리오 V60’를 사용해 세심하게 핸드드립하는 오쿠노 씨. 또 그는 2평 남짓의 작은 카페지만 안쪽에 놓여있는 500g 소형 로스팅기로 직접 로스팅해 커피 본연의 맛을 섬세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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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로스팅한 싱글 오리진 커피 원두
커피는 약 17개국의 스페셜티 싱글 오리진을 취급하고 있고 보통 6~7개의 커피를 판매한다. 산미가 있거나 쓴맛이 있는 커피를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커피를 선택하기 좋다. 추천을 받아 주문한 브라질 ‘토미오 후쿠다 DOT’는 가벼운 산미에 블루베리 향이 짙게 입안에 남았다.
또한 선데이 주는 커피 원두뿐만 아니라 커피기구와 동유럽 그릇 등 부부의 센스가 돋보이는 감각적인 잡화들도 판매하고 있다. 주말에만 여는 이곳 선데이 주를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커피만 마시지 말고 주인 부부와 정감 가는 대화도 나누고 카페 구석구석을 둘러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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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2 Chome-17-4 Hirano, Koto-Ku
홈페이지: http://www.karny.jp/sundayzoo
연락처: +81 80-4149-0226
영업시간: (금~토) 10:30-18:00, (일) 10:30-16:3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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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콘텐츠까지 시부야, 신주쿠, 고토 총 3개 지역에서 꼭 한번 들러야 할 카페들을 소개했다. 혹, 일본 특유의 고전미(美)가 느껴지는 명소를 찾아 여행길에 오를 독자들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다룰 다음 콘텐츠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 별 ‘핫 플레이스’ 카페들을 소개한 데 이어 분위기와 클래식한 전경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도쿄 카페 4곳을 소개하며, 바리스타룰스의 2018 도쿄 카페 투어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참고 자료]
도쿄 카페 STANDARD, 아베 고헤이 외 3인, haru, 2016
동경커피, 심재범, 디자인이음, 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