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맛을 결정짓는 데는 크게 3가지 요소가 있다. 커피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생두, 생두에 열을 가하여 볶는 로스팅, 그리고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커피를 뽑아내는 추출이다. 이 중에서 추출은 어쩌면 커피의 맛에 가장 작은 영향을 끼치는 요소일 수 있겠지만, 커피를 마실 때의 맛과 향이 결정되는 즉, 커피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단계인 만큼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커피 추출 시 물과 분쇄된 원두와의 접촉시간, 거름 도구의 종류 등에 따라 커피 맛과 향 성분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인데, 그래서 같은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추출 방식을 달리하면 전혀 다른 커피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커피 추출 방식은 커피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반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즐기는 커피 전문점의 커피는 거의 대부분이 에스프레소 머신을 활용해 추출된 커피이다.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커피에 오래 익숙해져 버린 나머지, 우리는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커피가 내 입맛에 가장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추출된 커피를 맛 보고 그 풍미에 반해 전에는 몰랐던 나만의 진정한 커피 스타일을 찾는 이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를 새로운 커피의 세계로 안내해 줄 추출 방식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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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추출 방식에는 달임법(Decocition), 우려내기(Infusion), 여과법 (Brewing), 가압추출법(Presses Extraction) 등 크게 4가지 방식이 있다. 달임법(Decocition)은 추출용기 안에 물과 커피가루를 넣고 짧은 시간 동안 끓인 후 커피가루가 가라앉으면 마시는 방식으로 터키식 커피(Turkish Coffee)가 이에 해당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추출법으로 알려진 터키식 커피는 수작업으로 분쇄한 원두를 물과 함께 끓인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커피 본연의 진한 향을 느낄 수 있고 커피찌꺼기가 생기지만 그것이 가라앉을 동안만큼은 천천히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터키식 커피만이 가진 매력 포인트다.

다음으로 우려내기(Infusion)는 추출용기 안에 물과 커피가루를 넣고 커피 성분이 용해되기를 기다린 후 커피가루를 가라앉히고 마시는 방식이다.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가 이에 대표적인 방식인데, 유리관 안에 분쇄한 원두를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준 다음 금속으로 만들어진 망을 눌러 커피를 추출한다. 이렇게 하면 커피가루만 걸러지기 때문에 커피 성분이 그대로 추출되어 커피의 맛과 향을 가장 잘 뽑아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이 바로 수동식 추출방식임에도 불구하고 프렌치 프레스 방식이 오늘날까지 여전히 사랑 받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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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프레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핸드드립은 여과법(Brewing)에 포함되는 방식 중 하나다. 추출용기 안에 커피가루를 넣고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부어 추출하는 필터식 방식이기에 앞의 두 방식보다는 바디(Body)가 연한편이다. 수용성 이외의 성분이 필터에 걸려지기 때문인데, 대신 커피의 잡미가 적고 뒷맛이 깔끔하여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커피 추출 방식이기도 하다.

끝으로 가압추출법(Presses Extraction)은 커피 전문점이라면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분쇄된 원두에 뜨거운 물을 압력을 가해 통과시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가열된 물에서 발생하는 수증기의 압력을 이용해서 추출하는 모카포트 역시 이 방식에 해당한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모카포트 방식 모두 높은 압력을 가해 커피를 추출하기 때문에 다른 추출 방식의 커피와는 달리 농축되고 맛과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에스프레소(Espresso) 머신은 ‘빠르다(Express)’는 이름의 어원처럼 3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커피를 추출하는데 바로 이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라떼, 모카, 카푸치노 등의 다양한 커피 음료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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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소프레소 머신 추출 (위 사진을 클릭하시면 영상으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원리를 이용하지만 모카포트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같이 크고 복잡한 기구는 아니어서 보다 저렴한 비용에 간편한 방법으로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모카포트가 없는 가정이 없을 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오래된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가성비 대비 높은 퀄리티의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어 지금까지도 많은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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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포트

이처럼 사람의 손에 의존하던 터키식 커피의 고전적 추출 방식부터 커피 머신을 활용하는 현대적 추출 방식까지 커피의 추출 방식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왔다. 이는 커피가 어느 특정 지역이나 일부 계층의 기호식품이 아니라 전세계인이 공통적으로 사랑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이렇게 커피 만큼 사랑 받는 음식이 또 있을까? 커피가 이토록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이유는 아마도 정해진 맛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실 수 있는 무수한 방식들이 존재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그 동안 “이게 딱 내 취향이야”라고 마셔온 하나의 커피, 어쩌면 당신의 취향을 저격하는 또 다른 방식의 커피가 당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참고자료]
아네트 몰배르. 커피중독. 최가영(역). 서울: 시그마북스, 2015.
매트 로빈슨. 커피 러버스 핸드북. 박영순 외 3인(역). 서울: 커피비평가협회 진서원, 2015.
두산백과. "에스프레소". 네이버 지식백과.
이승훈. "올 어바웃 에스프레소". 네이버 지식백과.
김성윤. "커피 이야기". ㈜살림출판사. 네이버 지식백과
강승훈. "홈카페-추출기구편". 월간 Coffee & Tea. 네이버TV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