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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페셜티 커피 박람회, SCAJ

바리스타룰스가 찾아간 뜨거운 현장, 2017 SCAJ 생생 리포트

2017.10.11. 오후 06:28 |카테고리 : Coffee Story

지난달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Big sight)’ 박람회장에서 ‘아시아 최대 스페셜티 커피 박람회 SCAJ(SCAJ World Specialty coffee conference and exhibition)’가 개최되어 바리스타룰스가 그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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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J가 열린 도쿄 빅사이트 박람회장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SCAJ는 ‘일본스페셜티커피협회(SCAJ,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Japan)’의 주최 아래 매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고 있다. 일본스페셜티커피협회는 일본 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발전을 위해 2003년 설립되었고, 설립 이듬해부터 SCAJ를 개최하며 스페셜티 커피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이번 2017 SCAJ의 주제는 스페셜티 커피의 ‘혁신의 시기(The Age of Innovation)’로, 100여 개의 커피 관련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무려 2만 9천여 명이 방문하며 세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세계 각국의 프리미엄 원두에서부터 드리퍼, 그라인더, 브루잉 머신 등 다양한 커피 추출 도구들과 새롭게 선보이는 커피 신기술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었던 SCAJ 현장. 지금부터 바리스타룰스가 SCAJ에서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트렌드를 만나보자.

 

1) 일본 도쿄, 그 중심에 모인 세계적인 스페셜티 커피 원두들

이번 SCAJ는 세계적인 스페셜티 커피 박람회답게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자메이카, 브라질 등 원두의 명산지로 알려진 수많은 나라의 부스를 만나 볼 수 있었다. 커피의 명산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코스타리카의 부스에서는 환경의 변화와 상관없이 고품질의 커피를 유지할 수 있는 5가지 원칙을 공개했다. 주요 내용은 커피 체리를 반드시 핸드 피킹으로 수확하고, 질이 좋지 않은 커피의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으로 고품질의 커피를 위한 코스타리카만의 철저하고 엄격한 기준이 담겨있었다.

세계 3대 커피로 꼽히는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원두의 생산지인 자메이카 부스에서는 블루마운틴 원두와 함께 하이마운틴(High mountain) 원두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자국 커피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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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부스(좌), 자메이카 부스(우)

그 외 과테말라, 인도, 콜롬비아 등 다양한 나라의 원두들도 전시되어 있었고, 일부 국가의 부스에서는 현장에서 직접 생두를 로스팅해 커피를 내려주는 시음 행사부터 별도의 커핑룸을 운영하는 등의 이벤트 등을 진행하여, 자국 커피의 아로마와 플레이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는데, 평소에 맛보고 싶었던 커피의 맛을 볼 수 있는 진귀한 시간이었다. 더욱이 이렇게 원두를 홍보하는 동시에 다른 한 편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온 커피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 등도 진행되어 현장에서 생두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는 등 원두 관련 거래 프로세스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또한 이번 SCAJ에서는 세계 스페셜티 커피 원산지 국가가 모인 자리인 만큼 ‘원두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제 원두 시장은 원산지 국가의 개념을 넘어 특정한 지역에서 특별하게 관리된 소량의 커피를 생산하는 ‘마이크로랏(Micro-Lot, 소규모 재배 농장)’과 ‘싱글 오리진 빈’의 강세로 넘어가고 있었다. 이미 이 트렌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2) 핸드드립 문화의 꽃을 피운 일본, 그곳에서 만난 핸드드립의 미래

핸드드립의 고장, 일본에서 열리는 박람회답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드리퍼 회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바리스타룰스는 ‘생각을 만드는 커피, 핸드드립 커피 편’에서 4대 드리퍼 회사인 ‘고노(KONO)’, 하리오(HARIO)’, ‘칼리타(KALITA)’, ‘멜리타(MELITA)’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 중 ‘고노(KONO)’를 제외한 모든 드리퍼 회사가 이번 SCAJ에 참여하여 자사의 핸드드립 대표 제품을 전시하고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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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오 슬로우 드립 머신 ‘FURIKO’

먼저 하리오는 세계 최초로 흔들리는 추를 이용한 슬로우 드립 머신 ‘FURIKO’를 공개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FURIKO는 추의 끝에 위치한 물 추출구가 반동에 의해 움직이며 30분 안에 콜드브루를 추출하는 획기적인 제품인데, 자세한 것은 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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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컬렉션(좌), ’TATSU KASUYA’의 브루잉 모습(우)

또한 하리오는 오는 10월 27일 일본에서 출시 예정인 대표 라인업인 V60의 스타워즈 컬렉션을 SCAJ에 선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더불어 2016 세계 브루어스 컵(2016 World Brewers Cup) 우승자인 ’TATSU KASUYA’가 커피를 직접 내려주는 행사, 피규어 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어 부스는 많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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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타 부스 전경(좌), 멜리타 부스 전경(우)

칼리타는 포트부터 드리퍼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으며 별도의 ‘wave brew bar’ 코너를 마련해 방문객들이 직접 다양한 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오토 브루잉 머신’을 직접 시연하는 행사를 할 때에는 모두들 숨을 죽이고 집중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멜리타는 핸드드립 제품 전라인 전시나 이벤트 진행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기 보다는 신제품인 커피 머신을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상대적으로 하리오, 칼리타보다는 이슈가 적어 아쉬웠지만, 다가오는 2018 SCAJ에서는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지 못한 고노와 함께 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3)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선도할 혁신적이고 다양한 신기술 공개

이번 SCAJ에서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선도할 다양한 신제품을 소개하는 업체들도 눈에 띄었다.

로스팅에서부터 브루잉까지 커피 메이킹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들을 통해 보다 손쉽게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음을 시사해주었고, 커피 관련 종사자들은 물론 일반 방문객들에게도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바리스타룰스는 여기에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느끼고 돌아왔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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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리치 자동 브로잉 기계

이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제품은 자동 회전 기능을 탑재한 브루잉 머신, 오션 리치(Ocean Rich)였다. 이 머신은 물탱크에 물을 넣고 기기를 작동 시키면 물탱크가 360도로 회전하면서 물을 고르게 내려주며, 이를 통해 브루잉을 몇 잔을 하든, 동일한 품질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역으로 바리스타나 손님 개인의 취향에 맞게 브루잉 속도와 회전 속도를 조절하여 독자적인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다가, 커피 한 잔(120ml)을 추출하는데 단 1분 30초 정도만 소요되어 매우 편리하다는 장점까지 있었다. 다만, 이 브랜드는 첫째날에는 사진 촬영이 가능했으나, 내부 사정으로 둘째날부터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을 많이 남기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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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타케 커피 머신 fms-2000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사타케(SATAKE) 그룹 역시 ‘자동 감별 시스템’을 활용하여 결점두를 손쉽게 골라 내주는 ‘fms-2000’의 시연 행사를 열었다. ‘자동 감별 시스템’은 생두 또는 로스팅 된 커피 빈을 색상 별로 정확하게 분류해주어 변색되거나 변형된 빈, 이물질 등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아마 곡물 분류 시스템이나 머신으로 유명한 회사인만큼 이 원두 선별 기술에 있어서도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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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색도계 기기 업체인 로아미 부스 현장  

커피 원두의 로스팅 정도를 색상 별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색도계 업체 로아미(RoAmi)도 이번 SCAJ에 참가했다. 노란색부터 검은색까지 다양한 색깔의 로스팅된 원두는 사람의 눈으로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데, 이 업의 색도계는 색깔의 차이를 수치적으로 표현해 원두 품질을 명확하게 판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실제로 체험해보니 로스팅 정도가 바로 파악되니 커피의 맛을 예측할 수 있었다. 컴팩트한 사이즈에 쉬운 인터페이스도 장점 중 하나였지만, 이 업체의 대표적인 자동형 로봇 핸드 드립 머신 '델타 드립'은 브로셔를 통해서만 볼 수 있어 조금 아쉬웠다. 타지에서 만난 자국 업체였기에 좀 더 눈길이 갔는데, 조만간 국내 커피 박람회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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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녹차 핸드드립 그린 브루잉 전경(좌), Japan Barista Championship 전경(우)

.그 밖에도 Drip coffee Bag을 만드는 기계로 유명한 ‘FASO’의 신제품 기계 시연, 세계 최초의 녹차 핸드드립을 개발했던 ‘LUCY ALTER DESIGN’의 ‘그린 브루잉(green brewing)’, 그리고 수제 최고급 커피 필터를 선보인 ‘타치바나(TACHIBANA)’ 등 신기술 외에도 커피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과 제품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SCAJ 현장에서는 이 외에도 일본 최고 바리스타를 가리는 JBC 2017(Japan Barista Championship), 다양한 커피 브루잉 방식을 선보이는 JBrC 2017(Japan Brewers Cup), 커핑 능력을 겨루는 JCTC 2017(Japan Cup Taters Championship), 최고의 로스팅 팀을 선발하는 RMTC 2017(Roast Master Team Challenge) 등 다양한 경연 대회를 진행하여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커피 애호가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또한 ‘COE(Cup of Excellence)’ 커피 테마를 비롯한 다양한 세미나가 열려 관계자들에게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돕는 동시에 새로운 트렌드를 논의할 수 있는 전향적인 자리가 되게끔 했다.

이번 관람회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다. 좋은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철저한 원칙을 세우고, 다양한 기술을 접목시킨 커피 기기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모습에서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지금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좀 더 주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일본에 버금가는 트렌디한 커피의 중심지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성장의 중심에, 룰을 지켜 좋은 커피를 만들겠다는 철학을 품고 있는 바리스타룰스도 함께 할 것이다.

비록 SCAJ는 지난 9월 22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커피 박람회가 열릴 예정이니 커피 애호가라면 참관해보길 권한다. 오는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는 우리나라 카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서울 커피 앤 티 페어(Seoul Coffee & Tea Fair, COFA)’가, 11월 9일부터 12일까지는 세계적인 커피 축제인 ‘제16회 서울 카페쇼(Café Show Seoul 2017)’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각 박람회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전 등록하면 무료인 행사도 있으니 꼭 미리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참고자료] 
http://www.scajconference.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