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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은 어떻게 커피의 도시가 되었을까?

커피의 Origin과 Originality가 공존하는 도시

2018.04.18. 오후 02:00 |카테고리 : Coffee Story

세계에서 원두 생산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는 어딜까? 원두 생산지를 가다(4) 시리즈를 읽어본 독자라면 브라질이라는 점을 쉽게 알아맞힐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두 수입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어느 곳일까? 이는 미국이 압도적인 1위이고 독일·이탈리아·일본이 그 뒤를 잇는다. 미국은 자국의 커피 소비량도 많지만, 생두를 수입해 로스팅한 후 세계 각지로 수출하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원두 수입량을 자랑한다.

미국의 워싱턴 주에 위치한 시애틀은 ‘스타벅스(Starbucks)’의 고향이기도 하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 스타벅스가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애틀은 마치 커피의 성지처럼 떠오르게 되었다. 1993년 개봉한 멕 라이언,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은 시애틀을 ‘Fall in Love(사랑에 빠지다)’,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도시로 세상에 알렸다. 커피의 성지이자 사랑에 빠지는 도시라는 꽤나 로맨틱한 타이틀을 지닌 이 도시의 매력을 바리스타룰스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시애틀의 랜드마크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Zhifei Zhou/unsplash
시애틀의 랜드마크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왜 시애틀은 ‘커피의 도시’라 불리는가?

시애틀은 서안해양성 기후로 겨울에도 크게 춥지 않다. 하지만 근처 바다에서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인근 산맥에 부딪치면서 자주 비를 뿌리기 때문에 여름을 빼곤 거의 우기가 계속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면 체감온도는 내려가고 기분은 다운된다. 추운 느낌과 우울한 기분을 전환시키려면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이 제격이지 않은가. 이 때문에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시애틀의 가을과 겨울은 ‘커피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라 여겨진다. 실제로 시애틀이 속한 워싱턴 주의 커피 소비량은 미국 내에서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애틀의 해안가 지역 워터프론트(Waterfront)Fab Lentz/unsplash
시애틀의 해안가 지역 워터프론트(Waterfront)

또한,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 문화가 발달한 것은 시애틀의 문맹률이 낮다는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2005년, 미 센트럴코네티켓주립대학에서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애틀은 미국 69개 주요 도시 가운데 문맹률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 통계국에 따르면 이 지역 25세 이상 인구의 54%가 대학 졸업자일 정도로 교육 수준이 높다. 게다가 1인당 독서량도 미국 내에서 시애틀이 가장 많다. 이러한 통계 결과를 비추어 봤을 때, 시애틀은 책을 보거나 쉬면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카페를 찾는 소비자층이 두텁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라떼아트의 Origin(최초)을 탄생시킨 도시

인스턴트커피의 확산이 커피 시장의 제1의 물결(The First Wave)을 뜻한다면, 프랜차이즈 카페의 성행을 제2의 물결(The Second Wave)이라고 부른다. 제2의 물결을 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최초의 로고를 사용하는 파이크플레이스 마켓에 위치한 스타벅스 1호점(Starbucks)Ivan Hernández/flicker
여전히 최초의 로고를 사용하는 파이크플레이스 마켓에 위치한 스타벅스 1호점(Starbucks)

스타벅스 1호점은 1971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시애틀의 파이크플레이스 마켓이라는 지역 시장에서 탄생했다. 대학 동기였던 제럴드 볼드윈(Gerald Baldwin), 고든 보커(Gordon Bowker), 지브 시글(Zev Siegl)이라는 세 친구가 의기투합하여 이곳 시장 근처에 아주 작은 아라비카 원두 전문점을 오픈했다. 스타벅스 1호점을 오픈할 때만 해도 시애틀에는 아라비카 원두 전문점이 없었다. 북미 전체에서도 아라비카 원두를 즐기는 사람이 드문 편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평소에 맛이 부드럽고 향이 좋은 아라비카 원두를 즐긴 데다 직접 아라비카 원두를 구매하거나 우편으로 배송받을 정도로 열성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이들은 질 좋은 아라비카 원두의 시장 경쟁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이것이 곧 스타벅스 1호점 오픈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 뒤로 전문 경영인 하버드 슐츠(Howard Schultz)가 스타벅스를 인수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나갔다. 고급 커피에 편안한 매장의 분위기를 더한 것, 그리고 스타벅스 매장 어디서든 균일한 커피 맛을 내도록 한 것이 프랜차이즈 카페로 나아갈 수 있었던 성공 요인이었다. 이처럼 거대한 북미 시장에서 최초로 아라비카 원두 전문점으로서 성공한 뒤 전 세계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표본이 된 스타벅스가 바로 시애틀에 있다.

 

로제타(Rosetta)의 창시자 데이비드 쇼머(David Schomer)wikimedia.org
로제타(Rosetta)의 창시자 데이비드 쇼머(David Schomer)

시애틀의 또 다른 원조는 커피에 예술을 입히는 라떼아트 ‘로제타(Rosetta)’이다. 1980년대 후반 미국 시애틀 에스프레소 비바체(Espresso Vivace)의 데이비드 쇼머(David Schomer)가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섞어 나뭇잎 모양을 담아내는 기술을 선보이며 라떼아트 커피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비드 쇼머는 현재도 에스프레소 비바체를 시애틀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그를 만나본다는 것은 큰 감동이 될 수 있다.

라떼아트는 바리스타의 기술과 함께 고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으로 기술적 스킬과 예술적 감각을 동시에 보여준다. 라떼아트를 할 때 기본적으로 3가지가 요소가 갖춰져야 훌륭한 아트로 인정받는다. 첫 번째는 잘 추출된 크레마가 올라간 에스프레소이고, 두 번째는 실크같이 부드럽고 도톰하게 쌓아 올린 우유 거품, 세 번째는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예술적으로 섞어줄 바리스타의 스킬이다. 이중 하나라도 미흡하다면 아름다운 라떼아트는 나오기 어렵다. 크레마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우유와 커피가 그냥 섞여버리기 때문에 아름다운 포물선이 그려지지 않는다. 또 거친 거품이 만들어지면 커피와 부드럽게 섞이지 않고 밀크폼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우유의 비릿한 향이 커피의 향을 덮어버리기도 한다. 빠른 속도로 바리스타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나뭇잎, 하트, 동물 등의 모습은 라떼아트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개성 넘치는 originality(독창성)를 자랑하는 도시

 

옥상에서 바라본 시애틀 캐피톨 힐(Capitol Hill) 전경garrett parker / unsplash
옥상에서 바라본 시애틀 캐피톨 힐(Capitol Hill) 전경

시애틀의 캐피톨 힐(Capitol Hill)은 예술가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자유분방한 이곳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을 것이다. 이곳 사람들은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때문이다.

이 카페들이 각자의 독특한 매력을 자랑하는 비결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판매하기 때문이다. 수입해온 생두를 직접 로스팅하고 블렌딩하는 로스터들의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캐피톨 힐 거리를 걸으며 자유롭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는 동시에 골목골목 위치한 카페에 들러 개성 강한 커피 맛을 비교해보는 것 또한 이곳을 여행하는 훌륭한 매력이 될 것이다.

 

다양한 ‘미식’ 축제가 공존하는 도시, 시애틀

날씨가 따뜻해지면 시애틀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이어진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열리는 시애틀 전역에서 펼쳐지는 대표적인 여름 축제 ‘시페어(Seafair)’에서부터 와인, 맥주, 커피 등 각종 미식 축제가 열린다. 200여개가 넘는 워싱턴 주의 와이너리가 참가하는 것도 모자라 50여개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내놓는 ‘테이스트 워싱턴(Taste Washington)’. 50여개가 넘는 레스토랑에서 대표 음식을 가져오고 지역 와인과 수제 맥주를 맘껏 즐길 수 있는 ‘그루폰 바이트 오프 시애틀(Groupon Bite of Seattle)‘. 워싱턴 주의 대표 브루어리는 물론 세계의 유명 브루어리 220여개가 모여 약 3일간 음악 공연과 함께 펼쳐지는 ‘시애틀 인터내셔널 비어 페스트(Seattle International Beer Fest)’. 전 세계의 명망 있는 커피 로스터, 커피 머신 회사, 원두 무역회사 등 약 450개의 커피 업계 종사자들이 참여해 부스를 열고 내로라하는 상품들을 전시하는 ‘스페셜티 커피엑스포(Specialty Coffee Expo)’. 이처럼 미식에 특화된 시애틀의 다양한 축제들 덕분에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커피 애호가라면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축제는 단연 ‘2018 스페셜티 커피엑스포(Specialty Coffee Expo)’다. 스페셜티 커피의 기준을 만들고 관련 대회와 전시회를 개최하는 비영리 단체 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이 엑스포는 올해로 벌써 30주년을 맞았다.

 
specialty coffee expohttp://coffeeexpo.org/

스페셜티 커피엑스포에서는 박람회뿐 아니라 커피 산업의 이해를 돕는 각계 인사들의 강연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미국 커피 챔피언십인 USCC(U.S. Coffee Championship)가 이곳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현지 유명 카페들이 부스를 차려놓고 시음행사를 펼치는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시애틀에서 열리는 이 엑스포를 방문하면 전 세계 커피 트렌드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고 커피 업계 인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2018 스페셜티 커피엑스포는 오는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시애틀의 워싱턴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바리스타룰스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전 세계 커피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엑스포 현장에 찾아갈 계획이다. 이어지는 콘텐츠에서는 현지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커피 소식을 전하고 시애틀의 커피문화를 형성하는 카페를 직접 방문해 보고, 듣고, 맛본 이야기를 다루고자 하니 기대해도 좋겠다.


[참고자료]
http://coffeeexp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