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일본에는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커피전문점이 많다. 우리나라보다 약 200여 년 앞선 1700년대부터 커피문화를 받아들였고, 이후 커피에 대한 역사와 문화가 꾸준히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오사카와 고베 지역은 커피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꼭 한 번 방문하는 필수 코스로 알려지면서 바리스타를 꿈꾸는 커피 꿈나무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고 있다. 여행사에서는 이 지역의 커피 핫 플레이스를 방문하는 ‘커피 투어’ 상품을 내놓을 정도. 3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유서 깊은 커피전문점부터 커피의 역사는 물론 원두부터 추출 등 커피의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는 커피 박물관, 생두를 판매하는 전문점까지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오사카/고베로의 커피 여행을 2편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커피에 대한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오랜 역사와 전통의 커피전문점들
앞서 말했듯 일본에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커피전문점들이 꽤 많다. 특히 일본 문화 특성상 장인정신으로 가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인지 바리스타의 손길에서 느껴지는 커피에 대한 애정과 정성이 남다르다.
– 터키식 커피 추출법 ‘보일링 추출’을 하는 히라오카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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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 오픈한 ‘히라오카 커피’는 현 주인인 ‘오가와 키요시’의 조부가 창업한 이래 3대에 걸쳐 10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바로 터키식 커피와 비슷한 ‘보일링 추출’ 방식. 커피 한 잔 당 200ml의 물에 분쇄한 원두 12g을 넣은 후 팬에 약 1분간 끓인다. 주전자 위에 면포를 두르고 그 위에 끓인 커피를 부어 한약을 달이듯이 짜내어 추출한다. 이곳에 방문하게 된다면 가게의 역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커피를 끓이는 팬’에 주목하라. 창립자로부터 3대째 사용해 오고 있는 팬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커피를 끓여낸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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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사용해오고 있는 팬(좌), 한약처럼 추출하는 커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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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오카 커피
– 주소: 3-6-11 Kawaramachi, Chuo-ku, Osaka-shi, Osaka-fu, JAPAN (541-0048)
– 연락처: +81-6-6231-6020
– 영업시간: (월~금) 7:30 ~ 17:00, (토) 7:30 ~ 13:00
– 휴뮤일: 일요일, 공휴일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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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의 대표적인 커피전문점, 마루후쿠 커피(센니치마에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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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후쿠 커피’는 1934년에 오픈해 80여 년이 넘게 명맥을 이어 온 오사카의 대표적인 커피전문점이다. 사실 창업자 ‘이부키 사다오’ 선생의 꿈은 서양요리 셰프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이었지만 긴자에서 접한 커피에 감명을 받아 커피에 입문했다는 창립에 얽힌 일화가 있다. 독학으로 커피를 연구한 선생은 로스터 부터, 추출도구, 기술까지 독자적인 커피 스타일을 확립하여 마루후쿠 커피점을 열었다. 이곳의 대표적인 메뉴는 ‘마루후쿠 블렌드 커피’로 강한 로스팅(강배전)으로 깊고 진한 맛이 나며, 입안 가득 오래도록 커피향이 머무르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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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후쿠 블렌드 커피(좌), 셰프 같은 어르신이 따라주는 커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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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후쿠 커피
– 주소: 1-9-1 Sennichimae, Chuo-ku, Osaka-shi, Osaka-fu, JAPAN (542-0074)
– 홈페이지: http://www.marufukucoffeeten.com
– 연락처: +81-120-387-029
– 영업시간: 매일 8:00 ~ 23:00 (모닝서비스: 8:00 ~ 11: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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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까지 특별한 고베의 니시무라 커피(나카야마테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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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는 이국적인 거리 풍경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도 서양 문물을 가장 일찍 받아들인 도시답게 커피, 디저트 등의 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해 미식여행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도시의 특징을 대표하는 ‘니시무라 커피’는 1948년 3개의 테이블을 가진 작은 찻집에서 시작해 현재 고베와 오사카 지역에 14개의 체인을 가지고 있다. 최고의 커피 맛을 위해 직접 수입한 생두를 1층에 자리한 로스팅 룸에서 볶아 일본 전역에서 유명한 ‘궁수(宮水, Miyamizu Water)’를 사용해 커피를 내린다. 사용하는 로스터기는 유명한 ‘프로밧(Probat)’. 6개의 원두를 사용한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니시무라 블렌드 커피’는 향은 진하지만 과일향을 머금다가 깔끔하게 사라지는 애프터 테이스트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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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무라 커피의 팬케이크 세트(좌), 1층에 위치한 로스팅 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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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무라 커피 (나카야마테 본점)
-주소: 1-26-3, Nakayamatedōri, Chūō-ku, Kōbe-shi, Hyōgo-ken, JAPAN (650-0004)
– 홈페이지: http://www.kobe-nishimura.jp
– 연락처: +81-78-221-1872
– 영업시간: 매일 8:00 ~ 23: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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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각지의 생두를 현장에서 직접 로스팅 해주는 원두 전문점
로스팅은 짧은 시간 동안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기술력이 집약된 작업이다. 그렇다 보니 대다수의 카페에서는 로스팅된 상태의 원두를 구매하여 판매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사카와 고베에는 마치 우리가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듯 생두와 원두를 구매할 수 있는 전문 로스터리 샵이 많다.
– 원두도 테이크아웃 하세요. 쿠로몬 시장의 Green Bean Par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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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의 주방이라 불리는 ‘쿠로몬 시장’에 위치한 ‘Green Beans Parlor’는 전 세계 각지의 생두를 수입하여 판매하고, 현장에서 직접 로스팅해주는 ‘생두 전문점’이다. 하와이안 코나와 같은 스페셜티 커피부터, 브라질, 에콰도르, 콜롬비아,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수입한 약 40여 종류의 생두를 판매한다. 300g 이상의 원두를 구매하면 가게의 주인인 ‘카츠히로 키노시타’씨가 열풍식 로스터기 ‘토네이도 킹(Tornado King)’을 사용해 직접 로스팅해 주는데 원두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기입해 준다. 원하는 생두의 종류와 양 그리고 그라인딩 여부를 선택하면 10~15분 후 로스팅된 원두를 테이크아웃 할 수 있다. 생두, 원두 구매는 물론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다양한 커피 용품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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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되는 생두들(좌), 막 로스팅된 원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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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로몬 시장 ‘Green Beans Parlor’
– 주소: 1-22-18 Nipponbashi, Chuo-ku, Osaka-shi, Osaka-fu, JAPAN (542-0073)
– 연락처: +81-6-6649-8477
– 영업시간: 매일 9:30 ~ 19: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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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적인 로스터리, 비욘드 커피 로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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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무라 커피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비욘드 커피 로스터’가 있다. 이곳 역시 전 세계에서 생두를 수입하여 로스팅한 원두를 판매하는 전문 로스터리 샵이다. 주인장 ‘BUNN(키무라 다이스케)’씨는 좋은 커피를 찾아 10개국이 넘는 나라를 방문한 뒤에야 창업을 결심했고 2013년 12월에 이곳을 오픈했다. 사용하는 로스터기는 반열풍식 ‘기센(GIESEN)’. 별도 테이블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주인장에게 부탁하면 원하는 커피 맛에 맞춰 하리오 드리퍼를 사용해 커피를 내려준다고 하니 실망하지 말 것. 게다가 주인장의 콧수염 로고가 돋보이는 하리오 드리퍼, 머그잔, 에코백, 티셔츠 등의 MD 상품도 공간만큼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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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센(GIESEN)’로스터(좌), 귀여운 MD 상품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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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커피 로스터
– 주소: 2-17-2 Nakayamatedōri, Chūō-ku, Kōbe-shi, Hyōgo-ken, JAPAN (650-0004)
– 홈페이지: http://beyondcoffeeroasters.com
– 연락처: +81-80-2429-5903
– 영업시간: 매일 13:00 ~ 19: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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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한 오사카와 고베의 커피전문점들은 가장 오래된, 세계 최초의 이런 타이틀 보다는 ‘최고의 커피’를 위한 마음 하나로 그 자리에서 묵묵히 커피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곳이기에 그 맛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언젠가 이 두 도시를 방문할 일이 생기면 바람에 실려오는 커피의 향기에 발길을 맡겨보자. 발길이 닿는 곳이 어느 곳이 되든 자신들만의 룰을 지켜 정성껏 만든 커피 한 잔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