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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룰스가 만난 세계속의 카페 그리고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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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카페 어디까지 가봤니? 도쿄 카페 취재기 (2)

스페셜티 커피의 중심, 도쿄로 모여든 글로벌 카페

2017.10.25. 오전 10:00 |카테고리 : Café,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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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아시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대표하는 나라로 꼽히는 만큼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커피 브랜드들의 분점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노르웨이, 뉴질랜드, 프랑스, 미국 등 각국의 대표 카페들이 도쿄로 건너와 둥지를 틀었다. 이는 점점 커피 소비가 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적 요충지로 도쿄를 선택한 것도 있지만, 사실 세계에서 손 꼽히는 일본의 스페셜티 커피 트렌드나 그에 수반되는 핸드드립 기술 등을 본인들의 브랜드에 접목하기 위함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 점령을 위해 도쿄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카페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도쿄 속 작은 노르웨이, 푸글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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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글렌 전경

북유럽의 커피 맛은 어떨까? 한적한 요요기 공원 근처 골목에 가면,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온 ''푸글렌' 카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하면 '미국'을 떠올리지만, 사실 1인당 커피 소비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북유럽이다. 이 가운데 노르웨이는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전세계 2위에 오를 만큼(2015, 유로모니터 기준) 많은 이들이 커피를 즐기는 나라다. 그래서인지 그 만큼 커피에 까다롭고 카페 문화도 꽤 발달했다고 한다.

1963년에 오슬로에서 첫 선을 보인 푸글렌은 노르웨이뿐 아니라 전세계 커피 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뉴욕타임즈가 기행 기사에, “커피 한잔을 위해 노르웨이행 비행기를 탈 만한 가치가 있다며 극찬해 더 유명해졌는데, 국내 여행객들에게도 오슬로 여행시 꼭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도쿄점은 이 푸글렌의 첫 해외 매장으로 지난 2012년 문을 열었다. 푸글렌은 노르웨이어로 라는 뜻인데, 매장 외곽에 그 이름처럼 붉은색 바탕에 새겨진 한 마리 흰 새가 커피 유랑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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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글렌 내부

카페 안은 북유럽을 그대로 옮겨온 듯 하다. 햇빛이 잘 드는 커다란 유리창과 테라스 좌석, 올드바 느낌의 카운터와 50~60년대 북유럽 빈티지 디자인의 가구와 소품까지, 마치 도쿄 속 작은 북유럽 같다. 거기에 일본인 뿐 아니라 외국인도 많아 분위기는 매우 자유 분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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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글렌 원두 전시

원두는 노르웨이에서 전량 수입해 도쿄점에서 직접 로스팅한다. 도쿄점 오픈 초기에는 노르웨이에서 로스팅해서 가져왔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일본에서 로스팅하여 노르웨이로 보내기도 한다고 한다. 그 만큼 일본의 커피 기술이 뛰어나다는 방증이 된다. 다만, 원두는 전체적으로 노르딕 스타일인 약배전 로스팅으로 강한 산미와 풍성한 향미를 살린 것이 특징인데, 때문에 스타벅스식 진한 맛의 강배전 원두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낮에 즐기는 커피 맛도 좋지만, 밤에는 칵테일 바로 변신하는 점도 이색적이다. 분위기가 사뭇 다르니, 여행 중 시간이 된다면 두 시간대에 모두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북유럽 가구를 좋아한다면 50~60년대 노르웨이에서 제작된 빈티지 가구도 구입할 수 있으니 일석 삼조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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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 Chome-16-11 Tomigaya, Shibuya-ku, Tōkyō-to 151-0063
홈페이지: http://fuglencoffee.com
연락처: +81 3-6804-7392
영업시간: (월~화) 08:00~22:00, (수~금) 08:00~19:00, (토~일) 09:00~19: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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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뉴질랜드의 대표 로스터리 겸 카페 올프레스 에스프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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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프레스 에스프레소 전경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로스터리 카페 올프레스 에스프레소는 뉴질랜드에서 에스프레소가 흔치 않았던 1986년부터, 에스프레소 커피로 돌풍을 일으켰다. 설립자인 마이클 올프레스(Michael Allpress)'가 오클랜드 시장에서 손수레를 끌며 에스프레소를 판매한 것이 시초였는데, 크고 작은 농장을 찾아 다니며 엄선한 양질의 아라비카 원두를 독자적인 열풍식 기술로 정성스럽게 로스팅한 점이 성공의 요인이었다. 이 성공 이후 올프레스 에스프레소는 뉴질랜드에서 호주를 거쳐, 영국까지 진출하였으며, 지난 2014년 도쿄 키요스미 사라가와 지역에 아시아 첫 매장을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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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프레스 에스프레소 전경(좌), 내부 대형 로스팅 머신(우)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도쿄점은 낡은 목재창고를 개조한 독특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외관상으로는 엄청 커 보이지만, 카운터 뒤쪽 위치한 대형 로스팅 머신과 원두창고가 카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의 수는 많지 않다. 매장을 꽉 채운 원두의 아로마와 함께 대형 로스팅 머신을 배경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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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좌), 플랫화이트(우)

대표적인 메뉴는 카페 성공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다. 상쾌하면서도 짜릿한 뒷맛이 오래 남는 에스프레소와, 에스프레소에 라떼보다 적은 양의 스팀우유를 부은 플랫화이트가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라고 한다. 이 밖에 카페 매장 내에서 다양한 종류의 원두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영업시간이 저녁 5시까지로 문을 일찍 닫는 편이니 방문 시 꼭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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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3 chome-7-2 Hirano, koto, Tokyo 135-0023
홈페이지: https://allpressespresso.com
연락처: +81 3-5875-9392
영업시간: (월~금) 08:00~17:00, (토~일) 09:00~18: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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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랑스 대표 스페셜티 커피 코튬

지난 2014년 도쿄에 문을 연 ‘코튬’은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핫’한 카페다. 사실, 프랑스는 미식의 나라로 추앙받는 나라이다 보니 커피 맛 또한 기대하게 되지만,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활성화 되어 있는 이웃 나라 영국과 달리 의외로 커피는 유명하지 않다. 커피의 맛과 질보다 학문과 정치의 중심지였던 프랑스 카페의 유산을 지키는데 더 집중해서일지, 아니면 음식에 집중해서일지는 모르지만, 미슐랭의 본고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프랑스는 유럽에서 커피가 쓰고 맛없는 나라로 손에 꼽힐 정도다.

코튬은 그러한 프랑스 커피 시장에 ‘스페셜티 커피’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킨 카페다. 코튬은 스페셜티 커피의 저변 확대와 함께 파리 커피의 품질을 끌어올리는데 적극 앞장서며 파리에서 크게 성공했는데, 그 명성을 바탕으로 일본에도 진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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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튬 전경

코튬 분점은 도쿄의 핫 플레이스 중 하나인 시부야 옆 아오야마에 위치해 있는데, 프랑스와 호주의 오너들이 함께 설립한 카페라 그런지, 인테리어와 전경은 프랑스와 함께 호주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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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추출도구(좌), 파리식 디저트(우)

‘커피 연구소’라는 컨셉을 지닌 코튬의 내부에 들어서면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듯한 백색 인테리어에 다양한 추출도구가 눈에 띈다. 시네소 에스프레소 머신, 하리오60 드리퍼, 오지 더치 기구 등이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물의 온도, 시간, 양을 조절하는 첨단 추출 기구 스팀펑크(STEAM PUNK)도 인상적이다. 코튬은 프랑스 카페인 만큼 다양한 프랑스 파리식 디저트도 마련되어 있으니 에스프레소 또는 스팀펑크로 내리는 단일 품종 커피와 함께 곁들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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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Coutume Aoyama, 5-9-15 Minamiaoyama, Minato, Tokyo 107-0062
홈페이지: http://coutume.jp
연락처: +81 3-6418-5325
영업시간: 07:30~21:3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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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국 브루클린에서 온 고릴라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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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커피 전경

강배전 스타일의 미국식 커피를 맛보고 싶다면 ‘고릴라 커피’ 시부야 점을 강력 추천한다. 이 카페는 강한 커피 맛을 표현하기 위해 ‘고릴라 커피’로 이름을 짓고, 2002년 오픈 이후 뉴욕 브루클린을 석권한 하이엔드 카페다. 오픈 당시만 해도 원두나 로스팅 정도에 신경을 쓰는 카페가 많지 않았는데, 고릴라 커피는 100% 공정무역을 통해 거래된 생두를 강하게 로스팅한 커피를 내놓아 인기를 끌며, ‘뉴욕 데일리지’에서 선정하는 ‘뉴욕에서 마시는 맛있는 커피 Best 5’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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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커피 내부 인테리어

붉은색 바탕의 펑키한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도쿄 고릴라 커피는 시부야를 오가는 젊은이들의 명소다. 이 곳은 에스프레소 커피뿐 아니라 레몬 올리브 라떼, 에스프레소 토닉 등 개성이 강한 베리에이션 메뉴와 다양한 디저트 식사용 빵들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세미 하드롤에 소시지를 넣은 ‘고릴라 핫도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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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캐릭터를 이용한 MD 상품

매장 한편에는 고릴라 캐릭터를 활용한 MD 상품이나 디자인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머그잔, 텀블러, 가방 등 다양한 잡화뿐 아니라 고릴라 로고가 박힌 재미난 디자인의 의류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침 7시 30분이라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문을 열고, 오전 11시까지는 얼리 버드 메뉴를 판매하여 시부야 근처에 숙소를 잡고 도쿄를 누비는 여행자들의 아침을 해결하기에도 적격인 곳이다. 스타벅스 뿐 아니라 다른 미국식 프랜차이즈 커피를 경험하고 싶다면 고릴라 커피를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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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 Chome-20-17 Jinnan, Shibuya-ku, Tōkyō-to 150-0041
홈페이지: http://gorillacoffee.jp
연락처: +81 3-5784-2747
영업시간: (월~금) 07:30~22:00, (토~일) 10:00~22: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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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일본 커피에 영감을 받은 블루보틀 키요스미 시라가와 점

도쿄 카페를 논할 때 ‘블루보틀’이 빠질 수 없다.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작은 손수레에서 출발한 블루보틀은 손으로 내려 만드는 스페셜티 커피로 기존 커피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는데 해외에서는 유일하게 도쿄에만 분점을 두고 있다. 블루보틀이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는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직영매장을 운영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일기일회(一期一會)의 커피, 일본의 커피 문화’ 편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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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전경

아이러니 한 점은 2015년 도쿄 첫 매장 오픈을 위해 블루보틀이 선택한 지역이 신주쿠 등의 번화가가 아닌 키요스미 시라가와 지역의 조용한 주택가 한 가운데라는 점이다. 이는 키요스미 시라가와 지역이 블루보틀이 처음 오픈한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지역의 창고 지대 같은 환경과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사례 중 하나다.

블루보틀 키요스미 시라가와점은 지하철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고, 별다른 상권이 없어서 불편한 위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픈 첫날부터 몰려든 젊은이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다. 손님들은 블루보틀 커피를 맛보기 위해 종종 3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첫 개업 한달 동안 4개월치 분량의 원두를 판매했다 하니 당시 블루보틀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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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내부(좌), 핸드드립 커피 제조과정(우)

직접 방문해 보니, 매장 천장이 매우 높아 시원하고 탁 트인 느낌의 인테리어가 매력적인 도쿄 점은 커피를 내리는 작업 공간도 ‘오픈 키친’ 형태로 개방했다. 때문에 누구나 핸드드립 커피의 제조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볼 수 있는 점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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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원두 판매(좌), 로스팅 공간(우)

커피는 콜롬비아, 케냐, 탄자니야, 에티오피아 등 다양한 종류의 싱글 오리진을 선택할 수 있었고, 와플, 스콘 등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거기에 유명한 콜드브루 NB 제품도 계산대 앞에 얼음이 가득 담긴 아이스박스에 진열해 두고 따로 구매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로스팅 공간이 함께 있어 다양한 종류의 원두를 직접 골라 구입할 수 있어 취향에 따라 다양한 커피 구매가 가능한 점이 가장 매력적인 카페였다.

블루보틀이 있는 키요스미 시라가와 지역은 크고 작은 다양한 갤러리와 개성 있는 카페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한 잔의 커피와 함께 도보 여행의 즐거움을 누리고픈 여행자들에게 아주 좋은 여행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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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1 Chome-4-8 Hirano, Kōtō-ku, Tōkyō-to 135-0023
홈페이지: bluebottlecoffee.jp
연락처: +81 3-3641-0882
영업시간: 08:00~19: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

 

바리스타룰스와 함께 아시아 스페셜티 커피의 중심인 일본 도쿄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 유명 커피들을 만나 보았다.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스웨덴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뉴질랜드 커피 브랜드까지 마치 세계 커피 투어를 다녀온 것처럼 모두 체험해 볼 수 있었던 진귀한 시간이었다. 세계 각지 커피를 맛보고 싶은 커피 애호가라면 우선 예비 여행 삼아 가까운 도쿄 카페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참고자료]
일본 엄청나게 가깝지만 의외로 낯선, 후촨안, 애플북스 2016
동경커피, 심재범, 디자인이음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