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원두라고 하더라도 수백 가지 다른 방법으로 마실 수 있다. 프로세싱에서부터 시작해서, 로스팅 정도, 추출방법, 다른 재료와의 베리에이션, 마시는 잔과 장소와 음악 그리고 같이 마시는 사람이 누구인지까지.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매번 다른 경험과 느낌을 선사하는 경이로운 행동이다. 오사카와 고베로 떠나는 커피여행 2편에서는 이 경이로운 경험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만들어주는 커피 스팟을 소개한다.
커피의 역사, 문화부터 커피 시음까지 원스톱 커피 체험공간 UCC 커피 박물관
ⓒlocalhost/baristar
‘UCC 커피 박물관’은 세계 최초로 캔커피를 만든 일본의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 ‘UCC 그룹’이 1987년 10월 1일 ‘세계 커피의 날’에 맞춰 개관했다. 커피의 기원인 에티오피아 ‘커피 세레모니’부터 시작하여 커피의 역사, 재배 과정, 감정, 로스팅, 추출 그리고 커피와 관련된 문화까지 총 6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전시실에서는 실제 커피 용품이 전시되어 이해를 돕고 있으며,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통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매달 특정한 테마를 정해 운영하는데 하루 4차례 1층에 위치한 테이스팅 코너에서 시음이 가능하다. 모든 관람이 끝난 후에는 커피 퀴즈 Q&A 코너에서 전시 내용에 대한 문제를 풀고 커피 박사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한국어 전시 음성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니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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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차례 커피 시음을 할 수 있다(좌), 스마트폰의 한국어 음성 전시 가이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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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CC 커피 박물관
– 연락처: +81-78-302-8880
– 홈페이지(영문): http://www.ucc.co.jp/museum/english
– 주소: 6-6-2 Minatojimanakamachi, Chuo-ku, Kobe, JAPAN (650-0046)
– 운영시간: 화-일, 10:00 ~ 17:00 (16:30, 마지막 입장)
– 휴무일: 매주 월요일, 매년 12월 31일 / 1월 1일
* 운영시간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운영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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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폰으로 정성껏 만드는 커피, UCC카페 프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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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폰 추출은 원두의 맛과 향을 깔끔하고 섬세하게 뽑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김새부터 심상치 않은 이 도구를 다루어 추출하는 작업은 까다롭고 더군다나 사용 후 세척 등 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어 카페에서 사이폰으로 추출한 커피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니폰바시 역 사거리의 ‘UCC 카페 프라자’는 커피를 주문하면 바리스타가 눈 앞에서 원두를 분쇄하고 바(bar)앞에 있는 사이폰 추출 기구인 ‘하리오 TCA-2’모델을 사용해 커피를 내린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추출이 끝나면 자리로 스탠드와 플라스크를 가져와 직접 잔에 따라준다.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는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요일마다 추천하는 ‘오늘의 추천 블렌드’와 시그니처 메뉴인 ‘Manager’s Blend’가 있다. ‘UCC 카페 프라자’에서는 커피는 물론 디저트와 식사도 즐길 수 있으니 아예 식사 시간에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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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폰 추출중인 바리스타(좌), 추출된 커피는 자리에 와서 직접 잔에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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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CC 카페 프라자 (쿠로몬시장마에 점)
– 주소: 1-18-3, Nipponbashi, Chuo-ku, Osaka-shi, Osaka-fu, JAPAN (542-0073)
– 연락처: +81-6-6648-6900
– 영업시간: 매일 7:00 ~ 23: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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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 페이지 속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 스타벅스 기타노이진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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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지은 이국적인 주택들이 모여있는 고베의 ‘기타노 이진칸(Kitano-Ijinkan)’ 거리의 ‘기타노 자카(Kitano-Zaka)’ 언덕을 오르다 보면 녹색과 하얀색의 이색적인 스타벅스 매장을 볼 수 있다. 1907년에 세워진 이 건물은 ‘기타노 모노카타리칸(Kitano Monogatari-Kan)’이란 이름을 가진 유형문화재로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 코스다. 2층으로 된 건물 앞 테라스에는 유형문화재 현판이 있고 건물의 역사도 기록되어 있으며, 공간마다 이전의 흔적을 보존하고 있다. 사실 이 건물은 1995년 한신 대지진 당신 큰 충격을 받아 철거될 위험에 처했었지만 고베시는 건물을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2001년 시민들의 손으로 재건됐다. 100여 년의 세월의 흔적을 담은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는 분명 특별한 향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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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문화재에 자리한 스타벅스(좌), 고풍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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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기타노이진칸 점)
– 주소: 3−1−31, Kitanochō, Chūō-ku, Kōbe-shi, Hyōgo-ken, JAPAN (650-0002)
– 연락처: +81-78-230-6302
– 영업시간: 매일 08:00 ~ 22:00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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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자가배전 전문점 히로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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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북쪽 공항 근처의 작은 마을 기타이타미에는 오사카 지역의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 ‘히로커피 이나가와 점’이 있다. 직접 원두를 수입하고 로스팅하고 이 원두를 매장에서 사용하는 자가배전 커피전문점으로 1977년 로스터 ‘야마모토’가 설립했다. 현재 오사카와 고베 지역에 20여 개의 체인이 있으며 이나가와 점에서는 세계 3대 식음료품평대회인 ‘몽드셀렉션(Monde Selection)’에서 ‘금상(Gold Award of Monde Selection)’을 수상한 히로커피의 대표 블렌드 ‘오가닉 블렌드 이나가와’를 맛볼 수 있다. 커피는 블렌드 별로 1잔 혹은 2잔을 선택할 수 있는데, 2잔을 주문하면 잔에 따라주는 것이 아니라 커피가 식지 않도록 원두 자루를 활용해 만든 커버를 씌운 주전자로 커피를 내어준다. 샌드위치, 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도 판매하며 대형 로스팅 공간에서 원두를 로스팅하고 테이스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듯 만든 커피 한 잔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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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가 씌워진 커피 주전자와 컵(좌), 위층에서 내려다본 로스팅 공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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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커피(이나가와 점)
– 주소: 5-15-1, Kita Itami, Itami-City Hyogo, JAPAN(664-0831)
– 홈페이지(영문): http://www.hirocoffee.co.jp/en/index.html
– 연락처: +81-72-775-1030
– 영업시간: 매일 08:00 ~ 23:00 (22:30, 마지막 주문)
* 영업시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영업시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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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하다’는 것은 그저 겉보기만 독특한 것이 아니다. 자신만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겼을 때 고유하다는 시그니처의 뜻이 완성되는 것이다. 원두의 선택부터 손님에게 내어지는 순간까지 모든 단계에서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준비한 한 잔은 분명 그 카페의 시그니처한 보물이고 자산이자 그 커피를 마시는 모든 손님들에게도 잊지 못할 선물일 것이다. 음악이 문득 어느 순간의 소중한 기억을 일깨워주는 것처럼 커피의 향미도 그러하리라.